"14대 총선, 국민 개혁요구 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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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4대 총선 결과는 국민들의 정치개혁 욕구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 같은 국민적 요구를 반영하는 개혁논의가 필요하다는 학계의 지적이 제기되었다.
진덕규 교수(이화여대·정치학)는 10일 한국발전연구소 주최로 열린 정책포럼에서「14대 총선의 결과와 한국정치의 지향」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발표내용은 다음과 같다.
총선 결과의 내용은▲여소 야대라는 13대 총선 결과로의 복귀▲지역적 연고주의와 신 지역주의의 강화▲제3당의 등장으로 인한 다당제체제의 가능성 등이다.
이 같은 결과가 뜻하는 함의는▲국민의 정치의식과 정치권의 대응양식 사이의 괴리현상▲선동정치의 약화와 정책적 현실성에 대한 기대감의 급속한 증폭▲국제적 비교감각의 등장으로 인한 변혁열기의 등장 등이다. 이는 고학력 자와 중산층이 늘어남에 따른 변화로 정치에 대한 비판적 의식의 증대가 가장 큰 특징이다.
이번에 나타난 국민의 기본적 요구는 정상적인 민주주의적 정치과정의 실전이다. 선거과정에서 쟁점으로 등장한 제도적 개혁요구는▲전국구제의 폐지 또는 개혁▲금권타락선거를 막기 위한 선거공영제 도입▲지역연고주의와 과열선거를 막기 위한 선거구 조정▲보스중심의 정당운영을 탈피, 후보자를 지구당에서 공전하는 국민정당제의 도입 등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식의 변화가 정치적 제도와 정치인의 변화를 요구하는 상황임이 분명해졌다. 이 같은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한국정치는 대다수 국민의 무 정치현상을 초래하거나 또는 그 반대로 아래로부터의 정치적 변혁을 맞게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주의에 대한 값비싼 대가를 치르지 않기 위해「국민적 합의에 의한 점진적인 발전」으로 민주정치를 정착시켜야한다.<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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