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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싸는 것만이 부모사랑 아니죠"|스스로 앞날 개척의지 심어줘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자식들이 자신들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면서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 애들을 키우면서 가졌던 생각들을 정리해본 것입니다.』
아버지로서 자식들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얘기들을 묶어『아빠는 너희들의 스파링 파트너』라는 제목의 책으로 펴낸 육아용품제조업체 아가방의 대표이사 김욱씨(47).
김씨는『부모의 삶에서 자식들이 스스로 밝은 앞날을 개척해나갈 힘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라며『얼굴을 맞대고 하는 대화보다 글이 때로는 아비의 생각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 조금씩 편지처럼 쓴 게 책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비가 돼보니 귀가가 늦던 대학1학년 때 선친께서「너 같은 자식을 하나만 낳아 키워봐라」고 말씀하셨을 때의 심정이 이해됩니다. 또 아이들에게 내 마음을 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워드프로세서에 입력된 글들을 주위의 권유로 책으로 만들었다는 김씨는「인생과 시간, 배운다는 것」「생활과 취미」등 10개의 주제로 나누어진 1백12편의 글 속에서 삶의 가치에서부터 직업·우정·배우자 선택 등에 이르기까지 가슴속에 품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정도를 정공법으로」라는 글에서는『우선 어려워 보여도 정도를 택하고 정공법으로 목표를 공략하라』고 충고하고,「용기와 만용」에서는『남이 잘 가려하지 않는 어려운 길(정도)을 가는데는 용기가 필요하며 스스로의 실력을 쌓아 가는 사람만이 참된 용기를 가질 수 있다』고 쓰고 있다.
『…스파링 파트너』라는 책제목에 대해 김씨는『자식들에게 아무리 잘해주고 싶어도 부모의 역할은「스파링상대」이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자식들이 실력을 키워 나를 이기도록 유도하는 게 아버지로서의 할 일이며 소망』이라고 했다.
김씨는 또『자식들을 쉽게만 살도록 보호하는 것은 결국 자식의 인생을 허약하게 만들 것』이라며 과보호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자식에게 냉정한 자세가 때로는 그들을 가장 많이 돕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연세대 정외과를 나와 대우실업 수출개발부에 근무하다 영·불 등지의 육아용품 전문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79년 국내 첫 육아용품회사를 세운 김씨는『아이들이 끈기 있고 진하게 삶을 영위하는 게 바람』이라고 했다.<이영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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