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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쑥쑥 크는 안방 해외 직접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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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일러스트=강일구

서울 연희동에 사는 주부 박모(28)씨는 요즘 '안방에서 돈 버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방법은 주식투자. 하지만 남들과는 '노는 마당'이 다르다. 국내가 아닌 일본 증시가 박씨의 주무대다. 박씨는 평소 신문을 꼼꼼히 스크랩해온 덕분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경제가 장기 불황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1월 1000만원의 목돈으로 소니와 도요타 주식, 닛케이지수에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를 나눠 샀다. 3개월이 지난 현재 박씨의 수익률은 35%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좁다. 해외로!=해외주식 직접투자 시대가 활짝 열렸다. 최근 증권사마다 경쟁적으로 해외증시 실시간 거래 서비스를 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해외 증시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또는 채권에 대한 직접투자는 매년 70억 달러가량 늘고 있으며 지난해는 217억 달러를 기록했다.

해외주식 직접투자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웹트레이딩시스템(WTS), 전화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수수료는 약간씩 차이가 있다.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으나 전화거래 수수료는 1% 안팎, HTS나 WTS는 이보다 싼 0.5%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 중 해외주식 직접투자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리딩투자증권이다. 2002년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홍콩.일본.인도네시아까지 거래 가능 지역을 넓혔다. 현재 미국만 HTS를 이용하고 나머지는 전화 주문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은 WTS나 전화로 일본에 투자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아직 해외주식 직접투자를 하지 않고 있지만 다음달 홍콩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중국.일본.미국 4개국에 HTS를 이용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중대형 증권사 중에서는 굿모닝신한증권과 한화증권.우리투자증권.현대증권 등 4개사가 해외주식 직접투자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경우 미국과는 HTS가 가능하며, 중국.홍콩.일본은 전화 주문 방식을 쓰고 있다. 한화증권은 중국과 홍콩, 우리투자증권은 미국.중국.일본.홍콩.호주, 현대증권은 일본.미국.홍콩.캐나다와 전화 거래를 할 수 있다.

◆실시간 거래 장점=해외주식 직접투자의 가장 큰 매력은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펀드의 경우 수수료와 보수를 합해 2~3%의 비용을 내야 하지만 해외주식 직접투자는 단 한 차례 0.5~1%의 매매 수수료만 지불하면 된다. 또 상승장일 때는 펀드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다. 리딩투자증권 윤석부 국제업무팀장은 "지난해 중국펀드는 최고 60%가량의 수익률에 그쳤지만, 중국 주식에 직접투자한 고객의 경우 200%까지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펀드의 경우 환매하려면 신청하고도 8일 안팎을 기다려야 하지만 직접투자는 실시간 거래라는 것도 장점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가장 큰 위험 요소가 해외 주식시장에 대한 정보가 국내보다 부족하다는 점이다. 리딩증권 등이 현지 기업을 분석한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증시 수준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환리스크와 혼자 맞서야 하는 점도 어렵다.

해외 주식투자는 국내 주식과 달리 매매 차익에 대해 22%(소득세+주민세)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매년 250만원까지는 공제된다는 점을 참고하자.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해 35%의 수익률로 35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가정하면 해외주식 양도차익에 250만원이 기본 공제되기 때문에 100만원의 수익에 양도세율 22%를 적용해 22만원의 세금만 내면 된다.

최준호 기자

◆어떻게 이용하나=HTS(Home Trading System)는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전용 HTS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 사용하면 된다. 굿모닝신한의 경우 외국 증권사의 전용 프로그램을 부분 수정해 주 메뉴는 한글로, 세부 메뉴는 영어로 활용하게 돼있다. 리딩투자증권의 HTS는 영어 전용 프로그램이다. WTS(Web Trading System)는 고객이 증권사 홈페이지에 있는 해외주식거래 코너에서 직접 주식을 사고파는 방법이다. 현재 WTS는 이트레이드증권(www.etrade.co.kr)만이 사용하고 있으며, 한글 서비스가 되고 있다. 전화주문은 말 그대로 고객이 국내 증권사에 전화를 해 특정 해외주식을 사 달라고 요청하는 방법이다. 증권사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자체 프로그램을 이용해 해외주식을 매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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