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아터진 신도시 「부실」/분당임대아파트 120가구 “피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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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난방 안되고 천장서 물새/빈집 이주 보름간 대보수/시범단지 한양건설 시공 1개동
【분당=전익진기자】 분당 신도시 시범단지 임대아파트 328동 1백20가구 6백여명의 주민 전체가 입주 5개월도 안돼 하자보수공사를 위해 같은 동의 빈집에 임시로 이주하게돼 신도시건설의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들이 집을 비우게 된 것은 아파트 난방·방수공사가 제대로 되지않아 대보수가 불가피하기 때문으로 시공회사인 (주)한양건설은 이들을 같은 아파트 미입주 빈집에 임시로 옮기고 보름동안의 공사에 들어갔다.
더구나 시공회사측이 인력절감·공기단축을 위해 사전에 충분한 시험을 거치지 않은 신공법을 사용한 것이 하자발생 원인으로 밝혀져 주민들은 자신들의 집을 시험용으로 이용했다는 비난도 하고 있다.
◇주민피해=주민들은 지난해 11월 입주직후부터 난방이 제대로 안되고 천장에서 물이 새 가구가 젖는등 겨우내 추위에 떨면서 생활해 왔다.
지난해 12월4일 입주한 401호 유모씨(여)는 『입주할 때부터 난방이 안돼 시공회사가 임시방편으로 가구당 한개씩의 전기장판을 지급했다』며 『회사측은 나중 배관장치에 모터펌프까지 부착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자원인=(주)한양건설은 바닥난방 배관공사를 하면서 기존의 습식공법이 아닌 건식공법을 채택했다. (주)한양건설측은 『328동에서만 시범적으로 사용된 신공법인 건식공법은 평당 시공비가 9만원으로 평당 4만원씩 하는 습식공법 시공비보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인력절감·공기단축 등을 위해 채택했다』며 『처음 도입한 공법이어서 경험미숙으로 하자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공사=회사측은 지난달 23일 주민들에게 50만원씩의 이주비를 주어 빈집에 임시 이주시킨뒤 회사부담으로 대보수를 벌이기로 주민들과 합의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4일부터 이주를 시작했으며 회사측은 18일까지 보름동안 단계적으로 대보수에 들어갔다.
그러나 현재 미입주 상태인 30가구 주민들은 공사가 끝날 때까지 입주할 수 없게돼 회사측에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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