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가꾸기에 더 많은 투자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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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우리 나라는 1960년대 이후 전국민의 식수운동으로 지금까지 3백만ha 이상의 산에 나무를 심어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게 녹화에 성공한 나라가 되었다. 이렇게 단기간에 국토녹화를 달성한 나라는 지구상에서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여서 세계학자들이 우리 나라의 녹화성공요인을 규명하고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온 국민이 정성과 노력을 쏟은 결과라 하겠다.
이제 우리 나라는 녹화를 성공리에 마치고 녹화에 쏟은 열의를 다시 모아 심은 나무를 키우고 가꾸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산림을 만드는데 정성을 다해야 할 때다.
그러나 국민들은 우리 산은 녹화되었으니 산림에 대한 투자는 이제 그만해도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산림상태는 어린아이에 비유하면 젖을 뗀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산림이 갖고 있는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자연에 가까운「건강한 숲」이 되어야 하는데 오늘의 숲은 단지 벌거숭이였던 산에「푸른 옷」을 입혀놓은 정도에 불과하다.
전체 산림의 67%가 20년 생 이하의 어린 나무들이고 임목 축적이 ha당 38입방m(독일 2백98입방m, 스위스2 백78입방m , 일본 1백13입방m)에 불과해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기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산림을 가꾸고 키우는 임업정책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사실 임업에 대한 투자는 당대에 수확이 어렵고 일반적으로 타 산업에 비해 수익성이 낮아 자발적인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전체 산림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사유림의 경우 10ha미만 산림소유자가 전체 산 주의 96%를 차지하고 있어 영세성을 보이고 있으며 산림으로부터의 수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산림을 가꾸는데 무관심하며 계속적인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자연환경을 관리하는 임야정책에 대한 국가의 재정투자도 전체 예산의 0·4%여에 불과한 실정으로 건강한 숲을 만드는데 부족한 형편이다.
이제 막 기초를 마련한 우리의 산림육성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의 더 많은 투자와 관심이 요구되며 산림을 직, 간접파괴하고 공해를 일으키는 기업, 즉 토건업자·골프장경영자·자동차생산기업 등이 자발적으로 일정 지역의 산림에 일정액을 투자하는 내산 가꾸기 운동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또 각 학교도 산간 벽지의 산지와 자매결연 해 방학 등을 이용, 임간학교를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자연과 가까이 하여 정서를 함양하고 자연보호를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나 하나를 위한 일이라기보다 온 국민을 위하고 후손을 위하는 공익사업이리는 사실을 인식하여 국민 모두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후원을 아끼지 알아야 할 것이다. 송영근<야학박사·산림청임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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