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김일성­스탈린 공모/극비 암호전문 첫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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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옐친 보좌관 밝혀
【모스크바=연합】 한국전쟁이 김일성과 요시프 스탈린의 공모하에 발발됐음을 입증하는 극비 암호전문 내용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 군사보좌관인 드미트리 볼코고노프 대장은 2일 한국전쟁이 김일성의 남침주장과 이에 동조한 스탈린 지원으로 일어난 것임을 명백히 해주는 암호전문들이 비밀분류에서 해제된 국방부 비밀문서 보관소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김일성은 50년 2월4일 스티코프 평양주재 소련대사를 통해 스탈린에게 보낸 긴급 암호전문에서 남반부를 해방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7개 보병사단 외에 3개사단의 병력증강이 필요하므로 무기와 탄약등 군수물자를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스탈린은 닷새 후인 2월9일 김일성에게 전문을 보내 『성공이 전면적으로 보장되는 조건에서 귀하의 남침 제의에 동의할 수 있다』고 밝히고 북한이 요청한 3개 사단 증강을 위한 지시가 이미 내려졌다고 통보했다.
볼코고노프 장군은 스탈린의 이같은 태도표명은 그가 북한의 남침을 사실상 승인한 것으로 그후 김일성은 남침준비에 박차를 가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볼코고노프 장군이 공개한 암호전문 내용이다.
◇김일성이 스탈린에게 보낸 암호전문(50년 2월4일·스티코프 타전)
「김일성은 본인을 통해 동지(스탈린)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긴급 전달해줄 것을 부택했음. 김은 북한에 현재 7개 보병사단이 있으나 3개 사단의 추가편성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음. 김은 병력증강을 위한 군수장비 공급을 원하고 있음. 김은 남반부를 해방시키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동지의 충고와 결심을 기대한다고 말했음.」
◇스탈린이 스티코프에게 보낸 암호전문(50년 2월9일·김일성에게 통보를 지시) 「김일성의 제의는 면밀히 숙고하는 것이 필요함. 아무런 위험이 없고 성공이 전면적으로 보장될 경우 김의 제의에 동의할 수 있다고 알릴 것. 김이 요청한 3개사단 추가편성에 필요한 모든 탄약등 군수물자와 의약품 등을 보내도록 지시했다고 통보할 것. 그러나 소련 군병력은 개전시 절대 파견될 수 없다는 점을 김에게 분명히 해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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