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는 헌책 보고싶은 책과 교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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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알뜰도서 교환시장」 대학로서/내용따라 3등급… 돈줘도 못사
29일 서울 동숭동 대학로 방송대 교정에서 열린 「알뜰도서교환시장」은 화창한 일요일을 즐기려 나온 2만여명의 시민이 몰려 2만5천여권의 책을 교환해 가는등 성시를 이루었다.<사진>
이 시장은 을지서적과 방송대 총학생회가 대학로를 지성과 낭만의 거리도 되돌리려는 목적에서 3월부터 9월까지 매달 마지막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고 있는 것으로 29일은 첫시장이었다.
운영방법은 「1대1 교환」이 원칙. 시민들은 들고나온 헌책을 교환권과 바꾼뒤 다른 사람들이 갖고 나온 책이나 주최측이 출판사·잡지사 등으로부터 기증받은 1만여권의 책 중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골랐다.
헌책은 책의 내용과 상태에 따라 1∼3등급으로 나뉘고 같은 등급 안에서만 교환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돈으로는 책을 살 수 없는게 이 시장의 특징. 가족과 함께 승용차로 책을 운반해온 홍영화씨(47)는 『집에서 먼지만 쓰고 있던 「세계문학전집」등 전집류만 50여권 가지고 나왔다』며 보다 실속있는 독서를 위해 취향에 맞는 단행본으로 바꿔 가족과 함께 돌려보겠다고 말했다.
연극표를 예매하러 나왔다가 성황을 보고 20여권의 책을 구한 신봉철씨(31)는 『도서상품권을 즉석에서 9장 구입해 책이 들어오는 창구에서 기다리면서 1시간만에 「소설 동의보감」 상중하를 다 구했다』며 『진열대가 좁아 좋은 책을 구하려면 남들보다 빨라야겠다』고 말했다.<장충종·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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