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내대회 첫 10분 벽 돌파 기대 |올림픽대표 가리는 동아마라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한국 마라톤에 진정 봄이 오려는가.
황영조(코오롱)가 지난 2월2일 벳푸 마라톤대회에서 경이의 2시간8분47초로 마의 10분 벽을 돌파한 뒤 지난주에는 경호역전대회에서 20개의 신기록이 쏟아지는 등 한국마라톤은 올 들어 엄청난 상승곡선을 그리고있다.
따라서 오는 22일 호반의 도시 춘천근교 무공해 북한강에서 70명(남58·여12)의 선수들이 출전한 가운데 벌어지는 바르셀로나올림픽 파견 국가대표선발전(남2·여1)을 겸한 제63회 동아마라톤에 육상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대회의 초점은 누가 우승할 것인가 보다 과연 2시간10분 벽이 또다시 무너질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현재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들은 막강 「코오롱사단」의 김완기·이창우(이상 24)를 비롯, 백전노장의 베테랑 김원탁(28·세모)과 김재룡(26·한국전력) 그리고 신예 이봉주(22·서울시청) 등으로 압축된 상태. 이들은 기량이나 관록에서 다른 경쟁자들을 크게 앞선 한국마라톤의 간판들.
이들 중에서도 좀더 압축하면 김완기와 김재룡의 대결로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김완기는 누가 뭐래도 최근 2년 연속 국내최고기록을 경신한 톱 마라토너이고 김재룡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여세를 몰아 지난해말 후쿠오카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1분51초(4위)의 호기록을 작성한 스타플레이어.
김원탁은 지난 90년 북경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기까지 수 차례 국내대회를 석권한 관록· 노련미가 돋보이나 최근 다소 체력이 부치는 감이 있고 이봉주는 지구력·심폐기능이 탁월하나 요즘 들어 무리한 훈련으로 몸이 무거운 상태라는 것.
그러나 이들의 기량차는 종이 한 장도 안될 만큼 근접해 있어 당일의 컨디션과 레이스 운영여하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리라는게 송금룡(세모육상부)감독의 설명이다.
이번 대회 개인순위 이상으로 관심을 끄는게 2시간10분대 진입여부. 그 열쇠는 누가 어느 지점에서 선두그룹을 박차고 나오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즉 체력과 경력에서 자신이 있는 앞의 우승후보 중 누가 순위를 염두에 두지 않고 오직 기록만을 위해 초반부터 치고 나오느냐가 관건이라는게 정봉수(코오롱) 감독의 진단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선발전이라는 성격상 자칫 안이한 등위 싸움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육상계는 우려하고 있다. 선발되는게 우선이지 위험부담이 높은 「초반 스퍼트」를 누가 시도하겠느냐는 설명이다. 최윤칠(진로) 감독은 지난달 열린 일본 대표선발전에서도 선수들은 치열한 눈치싸움 끝에 2시간10분대의 저조한 기록으로 모리시타, 나카야마가 1, 2위를 했었다고 말한다. 더구나 춘천코스가 기존의 잠실∼성남구간에 비해 좋은 코스이긴 하나 황영조가 지난달 신기록을 세운 벳푸코스에는 비할 바가 못돼 2시간8분대 진입은 가능성이 적다는 중론. 그러나 선수들의 강도 높은 겨울훈련과 최근의 기록단축 속도로 보아 10분 벽 돌파는 가능하리라는 의견이 다수다. 황영조는 이미 대표선수로 선발돼 이번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신동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