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신봉민·김경수·윤경호·백승일 아마씨름 돌풍 4인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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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민속씨름에 눌리고 있는 아마모래판에 거물급 고교생 4인방이 나타나 흥미를 모으고 있다.
제29회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 통일장사부에서 내노라 하는 대학선배들을 제치고 정상에 오른 신봉민(1m85cm·1백35kg·금성고3)을 비롯, 발꿈치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결장한 김경수(1m88cm·1백50kg·동양공고3)가 이제까지 아마씨름 무대를 주도해온 쌍두마차.
여기에 이번 대회 고등부 무제한급 결승에서 신봉민을 제친 윤경호(1m85cm·1백15kg·충무고3)와 고교1년생으로 1m85cm·1백30kg의 체격을 가진 백승일(순천상고3)이 가세한 것이다.
부산 감천국교 5년 때 씨름에 입문한 신봉민은 금성중시절 씨름이 싫어져 샅바를 놓았다가 금성고에 진학하면서 모래판에 복귀한 「돌아온 장고」.
마음을 잡고 다시 씨름을 시작하자마자 90전국씨름대회 고등부 3위를 차지한데 이어 제21회 회장기 대회에서 막강 선배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라섰다.
민속씨름사상 최고액인1억8천만원에 조흥금고에 입단한 김정필(김정필)에게 가려 고등부 정상에만 머무르던 신은 김이 떠난 아마씨름판에 우뚝 서게된 것이다.
『한번 씨름을 떠났다가 스스로 모래판에 되돌아온 만큼 아무리 혹독한 훈련이라도 적극적으로 부딪치는 성실성에다 선전적인 중심이동 감각이 최대의 장점』이라는게 김홍식 감독의 설명.
상대를 끌어당기는 힘이 아직 부족해 올 상반기 중 1백60kg을 끌어당겨 배 위에 올려놓을 만큼의 근력을 보충할 예정이라고 .
한편 비록 이번 대회부터 처음 채택된 단판제 덕을 보았다고는 하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신을 메치고 고등부정상에 오른 「윤경호의 대반란」역시 일과성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씨름계의 평가.
본격수업을 쌓기 시작한지 불과 2년만에 1m70cm·88kg에서 1m85cm·1백15kg으로 체격이 커졌다. 또 수비형 씨름을 구사하던 종래의 스타일에서 탈피, 선제공격을 시작함으로써 고등부정상에 올라서게 된 것.
여기에 1백60kg 바벨을 어깨에 메고 발목강화훈련중 뒤꿈치 뼈에 금이 가는 6주의 상처를 입어 오는 6월께부터 모래판에 나설 국내최대의 팔길이(2m2cm)를 가진 김경수가 돌아오면 아마모래판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들은 모두 고교 3년생들.
그러나 거물급 씨름선수로는 드물게 호남지역에서 고교1년생 백승일이 욱일승천의 기세로 스타대열에 끼여들고 있다.
전남순천 성동국교 5년 때 씨름선생의 권유로 입문, 중학 2년이 되면서 44kg의 체중을 90kg으로 늘렸고 다시 1년만에 1m85cm·1백30kg의 거한이 된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는」 슈퍼베이비.
1백m를 15초대에 주파하는 백은 지난해 중등부5관왕의 전력을 앞세워 이들 3강에 도전장을 내놓고 있다. 【구미=김인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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