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성 앵커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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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여! 진정한 사랑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억만장자는 마지막 후보다."

러시아의 억만장자인 '올리가르히(신흥 갑부)'들과 두루 가까운 두 명의 여성이 함께 쓴 책 '백만장자와 결혼하기'가 던지는 메시지다. 방송 앵커 크세니야 소브착(26)과 자유연애를 다룬 자전적 수필로 이름난 작가 옥사나 롭스키(39)가 함께 써 최근 출간한 이 책은 모스크바 서점가의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롭스키는 세 번이나 갑부와 결혼했다 이혼한 경력이 있으며, 미혼인 소브착은 여러 명의 청년 재벌과 염문을 뿌리고 있다.

지은이들은 올리가르히와의 개인적 친분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억만장자들의 스타일과 베일에 싸인 사생활 등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이들의 마음을 빼앗는 비결을 귀띔했다. 이들은 "러시아에는 쫓아다닐 만한 올리가르히가 충분히 많다"며 "이들을 '사냥'하려면 먼저 미소.유머감각.낙관주의.열정 등으로 무장하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지은이들은 "빈부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에서 수많은 미혼 여성이 꿈꾸는 재벌과의 결혼은 많은 경우 파경으로 막을 내린다"고 경고한다. 이들이 "결혼한 첫날부터 이혼을 대비하라"고 충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은이들은 이혼에 대비해 "남편과의 사이가 좋을 때 가능한 한 많은 보석을 사 모으고 남편 돈으로 자신의 사업을 꾸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가르친다. 이들은 "억만장자보다 중산층과 결혼하는 것이 행복하고 안락한 결혼생활을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올리가르히는 1991년 소련 붕괴 뒤 국영기업 사유화 과정에서 거액을 번 신흥 부호들이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3월 개인재산 10억 달러(약 9300억원) 이상을 소유한 러시아의 올리가르히가 53명이나 된다고 보도했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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