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제조기' 배병수씨 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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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는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스타를 만드는 사람이 바로 매니저들이다. 이들 중에는 스타 못지 않은 유명세를 떨치는 이들도 있는데 그 중 대표적 인물이 단역 탤런트 최진실을 국민배우로 키운 배병수씨다.

최진실씨 뿐 아니라 최민수·엄정화씨 등 내로라하는 연예인들의 매니저로 활동하며 '스타 제조기'로 각광을 받았던 배씨는 그러나 연예매니저의 어두운 면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에 휘말리며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94년 12월 21일 경찰은 11일간 행방이 묘연한 배병수씨에 대한 공개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20대 남자가 배씨의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는 모습을 은행 CCTV를 통해 확인하고 배씨의 납치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단순 여행·자작극·청부살해 등 각종 설이 무성했지만 결국 배씨는 보조매니저로 일해오던 全모·金모씨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결과 全씨등은 평소 멸시와 폭언·폭행을 당해온데 앙심을 품고, 12월 11일 밤 배씨의 집에 침입해 커튼천으로 배씨를 목졸라 살해한 후, 시체를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경기도의 한 야산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뜨린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후 검거된 全씨는 경찰에서 "평소 배씨가 '너는 매니저를 꿈꾸고 있지만 평생 될 수 없을 것이다'며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줘 앙심을 품었다"고 범행동기를 털어놓았으며 항간에는 아역탤런트 출신인 그가 연예계 복귀를 원했지만 배씨가 이를 무시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두 사람은 95년 6월 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중인데, 이중 全씨는 지난 2002년에는 모 스포츠신문을 통해 "8년전 사건에 대해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폭탄선언을 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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