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총선 실시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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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경기침체 영향 보수당 인기하락/과반확보 못할땐 연립정부 구성
존 메이저 영국 총리가 11일 내달 9일 총선을 실시한다고 발표함으로써 영국은 본격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집권 보수당으로선 지난 79년 집권이래 네번째 연속집권을 위한 선거가 되며 제1야당인 노동당은 13년만의 정권탈환 기회가 된다.
영국 정계에서는 몇달전부터 보수당 정부가 내달 9일을 선거일로 잡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왔다.
최근 2년여동안 계속해 제1야당인 노동당에 비해 국민지지도가 뒤떨어져온 집권 보수당은 그동안 총선 실시 일자를 법정기한이 허용되는 한 최대한 늦춰왔었다.
2년이상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경제가 회복되길 기다려 재집권에 가장 유리한 시기를 총선일로 정하려는 의도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경기전망은 적어도 올해안으로는 경제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보수당의 정책을 가장 잘 홍보할 수 있는 예산안 발표 직후를 총선 시기로 잡게된 것이다. 보수당은 지난 79년 집권이후 최근 2년새 국민들로부터 가장 낮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 이유는 80년대 말부터 시작된 급격한 경기침체와 실업의 증가,주민세 도입으로 인한 저소득층의 반발,유럽통합문제를 둘러싼 보수당내의 내분등이 지적되는데 보수당 내분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90년 가을에는 보수당의 지지도가 노동당에 10%이상이나 뒤떨어지기도 했었다.
보수당은 이같은 위기에 봉착하자 지난 90년 11월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메이저 총리로 교체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계속 금리를 인하하는 한편 주민세 제도를 크게 완화하는등 적극적인 인기 만회정책을 써왔다.
그러나 보수당의 국민지지도 회복을 위한 각종 정책에도 불구,보수당의 인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이번 총선에서는 지난 79년 이후 실시된 83년,87년의 총선 때와는 달리 제1야당이 정권을 탈환할 것이라는 예상이 유력히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노동당에 대한 국민지지도는 노동당의 정권탈환을 보장할 정도에는 이르지 못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는 보수당도,노동당도 의석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고 제3당인 사회자유민주당과 연립정부를 수립해야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강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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