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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영양제 시력향상”은 낭설/틀린 의학상식 많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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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보약 봄·가을에 먹어야 효과” 근거없어/어린이 설사때 마냥 굶기면 회복지연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의학상식도 널리 보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의학상식중 일부는 정확한 근거없이 입에서 입을 타고 전파되고 있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못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소비자시대』에 발표한 「잘못된 의학상식」중 전문가의 확인이 가능한 것을 골라 싣는다.
◇속쓰린데는 우유가 좋다=서울대 의대 송인성교수(소화기내과)는 『한잔 정도의 우유는 일시적으로 위산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으나 위궤양등으로 속이 쓰리다해서 상습적으로 우유를 마시는 것은 오히려 과다한 위산을 분비시킨다』고 지적했다. 이는 우유에 다량 함유된 칼슘이 산의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우유와 함께 중화탄산계통의 제산제를 복용할 경우 이른바 「밀크­알칼리 증후군」을 초래,알칼리 혈증이 생기고 신장이 나빠지는 등의 부작용까지 일어날 수 있다.
◇소식을 계속하면 위가 줄어든다=송교수는 『식사시 밥의 양이 적다해서 위가 줄어 든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며 『사람의 위는 공복시 약 2백㏄,포만시 1천5백∼2천㏄로 늘어나게 돼 있고 개개인이 가진 위의 크기는 식사량의 변화에 관계없이 일생동안 일정하다』고 말했다.
◇눈 영양제는 시력을 좋게 한다=일부 제약회사등에서 눈 영양제를 먹으면 시력이 좋아지는 것처럼 선전하지만 이는 얼토당토 않은 말이라는 것. 가톨릭의대 김재호교수(안과)는 『근시·약시는 약으로 호전시킬 수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라며 『눈영양제로 마치 시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데 대해 보사당국의 엄격한 규제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케일링을 자주 하면 이가 상한다=스케일링을 하고 난 사람들의 대부분이 스케일링 직후 『이가 전보다 시리고 찬 음식을 못먹겠다』고 해서 생긴 오해로 스케일링의 원리를 알게되면 이같은 오해가 풀릴 수 있다.
경희대치대 홍정표교수는 스케일링은 이와 잇몸사이에 낀 치석을 제거하는 작업으로 치석을 없애고나면 잇몸이 가라앉고 치아의 노출부위가 늘어남에 따라 찬공기·찬물 등의 자극에 민감해지게 되는 것』이라며 『보통 두달 정도가 지나면 정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치석은 각종 잇몸질환등을 일으키는 세균의 은신처이자 울퉁불퉁한 구조자체가 치아표면을 손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치석등으로 이미 잇몸에 염증이 있어 스케일링을 받은 사람은 6개월에 한번꼴로 치석을 제거해야 잇몸질환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치아가 건강한 사람의 경우 칫솔질만으로도 치아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홍교수는 덧붙였다. 올바른 칫솔질은 이와 잇몸사이의 치석을 제거하는 동작,잇몸의 마사지가 포함돼야 한다.
◇젖니는 나중에 다 영구치로 교환되므로 어린이의 치아질환은 걱정할 필요없다=홍교수는 『젖니는 보통 국민학교 고학년 혹은 중학 입학 때까지 사용하게 되는데 영구치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젖니가 상하면 치아의 배열이 고르지 않을 뿐더러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턱뼈의 성장이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싹」까지 손상을 받으면 영구치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보약은 봄과 가을철에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경희대 한의대 이형구교수는 『보약은 특정한 계절보다는 복용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제때에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여름에 먹어야 좋은 보약을 가을 혹은 봄까지 기다려 먹는 것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이는 보약에 따라 효과가 나타나는 시일이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예컨대 여름에 쉽게 허해지는 사람이 봄부터 보약을 먹는다면 훨씬 많은 양의 보약이 필요하다는 것.
◇어린이가 설사하고 토할때는 굶기는 것이 좋다=고려병원 금동혁 과장(소아과)은 『설사하고 토할 때 바로 음식을 먹이는 것은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굶겨서는 안된다』며 『어린이들은 신진대사가 빠르다는 점을 감안,서너시간 굶기면서 사이사이에 전해질등을 보충해줘야만 지치지 않고 빨리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김창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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