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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군사외교 한 단계 격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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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0일 밤 노무현 대통령 주최 만찬에 참석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한류스타로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탤런트 장나라씨와 악수하고 있다.안성식 기자

한국과 중국은 김포공항과 상하이 훙차오 공항 간에 정기 셔틀 항공편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또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국 해.공군 간 직통 통신망(핫라인)도 구축하기로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방한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국무원 총리와 청와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이 밝혔다.

김포~훙차오 공항 간 셔틀 항공편이 개설되면 훙차오 공항에서 상하이 시내까지 들어가는데 1시간 정도가 단축돼 물류비용이 크게 줄어든다고 윤 수석은 설명했다. 그동안 중국 측은 김포-훙차오 셔틀 개설에 환영한다는 입장이었으나 훙차오 공항의 수용 능력이 부족해 개설이 미뤄져 왔다.

특히 노 대통령과 원 총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3월에 시작한 '한.중 FTA 산.관.학 공동 연구'에서 양국이 상호 이익을 보는 방안을 도출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공동 연구 결과는 내년 2월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노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 기업이 중국 3세대 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양국은 또 ▶한.중 철새 보호에 관한 협정 ▶해양수색구조협정(악천후 등 긴급사태 때 상대 국가에 통보만 한 후 긴급 피난 가능) ▶청소년 교류 약정 ▶고용허가제 하의 인력 송출에 관한 양해각서 등을 체결했다.

◆ "원 총리는 평민 총리"=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은 만찬에서 원 총리를 "평민 총리"라고 부르며 각별한 우의를 과시했다.

원 총리는 답사에서 "한국과 영원히 좋은 이웃, 좋은 친구, 동반자가 되는 게 중국 국민의 희망"이라고 했다.

◆ 우발 충돌 막을 장치 마련=핫라인은 군 당국 간 직통망을 설치해 우발적 충돌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다. 핫라인은 설치 자체만으로도 양국 간 군사 외교 수준이 한 단계 격상했음을 의미한다. 핫라인은 우리 측에선 서해함대 사령부와 공군 방공부대에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조난 어선 공동 구조, 서해 상공에서의 양국 항공기 상호 식별 등에 핫라인이 이용된다. 정부는 꽃게철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정보도 교환, 중국이 제재에 나서는 것도 기대한다. 장기적으로 한.중 핫라인이 북한 급변사태 때 양국의 입장을 교환하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승희 기자 <pmaster@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 중국 총리=국가주석과 함께 중국의 권력을 대표한다. 당과 외교.국방을 제외한 모든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국무원의 사령탑이다. 중국의 경제발전에 따라 총리의 위상은 날로 세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국가발전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경제를 총리가 총괄하면서 그 영향력은 주석에 못지않게 높아지고 있다. 중국 국가주석과 총리가 외국 원수와 진행하는 회담은 모두 '정상회담'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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