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1998년 내놓은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인 '리니지'에 이어 '리니지Ⅱ'(2003년)가 잇따라 대박을 터뜨리면서 국내 최고의 게임회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게임 개발에 3~4년간 100억원대를 투입해야 하는 대형 MMORPG에 치중하다 보니 최근 몇 년간 히트작을 못 내놔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다. 대우증권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는 2005년 '길드워'를 출시했지만 게이머의 주목을 받지 못한 데다 이후 별다른 후속작도 내놓지 못했다"며 "MMORPG에만 집중하다 보니 가볍게 게임을 즐기려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데 미흡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넥슨은 MMORPG인 '바람의 나라'(1997년)와 '메이플스토리'(2003년)가 꾸준한 인기를 끌어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2004년 선보인 레이싱 게임(일종의 자동차 경주 게임)인 '카트라이더'와 2006년 출시한 1인칭 슈팅게임(화면 속 총으로 적을 무찌르는 게임) '워록' 등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3년 만에 매출이 네 배 넘게 늘었다.
푸르덴셜증권 한익희 애널리스트는 "바람의 나라나 카트라이더 같은 흥행게임이 장수할 조짐이어서 넥슨의 미래는 밝다"며 "넥슨이 게임을 직접 개발하는 데 몰두한 엔씨소프트와 달리 중소 게임사의 게임 배급까지 사업영역을 넓힌 것도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올해에도 기대되는 신작 게임이 많아 30%대 신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엔씨소프트 측은 1위 수성을 위해 개발 중인 대작 게임 '아이온'을 연내에 내놓기로 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한국게임산업개발원).
장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