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쑥!] 매일 학습량 정해두면'야자'효과 만점

고교생들 사이에 '야자'로 통하는 야간 자율학습. 일부 '타율'로 시행하는 학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학생이 스스로 선택하는 학습법이다. 학교에 따라서는 야간 자율학습 참여자가 재학생의 4분의 1에서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대개는 오후 10시 정도에 끝난다. 이 시간엔 자기 주도의 학습을 한다는 점에서 잘만 활용하면 공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대학 합격자 중에는 "학원 수업이 아니라 자율학습을 통해 실력을 키웠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많다. 야간 자율학습을 잘 활용하는 법을 '경험자'인 교사.대학생.고교생으로부터 직접 들어봤다.

#이옥근(경복고) 교사

우선 공부는 누구에게서 가르침을 받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배운 것을 차분하게 자기 나름대로 정리해야 한다. 공부 장소는 집.학교.독서실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장소를 택하는 게 좋다. 자신이 학습 의지가 강하다고 판단되거나 책이나 자료를 많이 열어 놓고 공부하는 스타일이면 집이 편할 수 있다. 그러나 학습 의지가 약한 학생들에게는 학교가 좋은 공부 장소가 될 수 있다. 성적에 따라서도 공부법이 달라질 수 있다.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자율학습이 효과적이다. 반면 하위권 학생들은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공부하는 것이 옳은 방법일 수 있다. 일단 자율학습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면 최소한 한 학기 정도는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한두 달 하다가 학원이나 독서실로 가는 경우가 있는데 처음에는 좀 어려워도 한 학기 정도 해보면 학업 능률이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6일 밤 서울 서초3동 서울고 도서관에서 1, 2학년 학생들이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이학교 전교생 1600여 명 중 400여 명이 매일 밤 자율학습을 한다.[사진=조문규 기자]

#강성태(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1학년,'공신닷컴'운영자)군

'야자' 첫 시간은 그날 필기 내용을 복습하는 게 좋다. 새 노트에 핵심을 깨끗이 정리하면 복습 효과가 뛰어나다. 쉬는 시간에는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스트레칭을 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잠시 자는 것도 좋다. 언어.외국어.수리 영역은 매일 조금씩이라도 공부해야 수능형 문제에 대한 감을 기를 수 있다. 저녁 식사량은 가급적 줄이는 게 좋다. 가벼운 저녁식사는 효과적인 '야자'의 기본 전제다.

귀마개를 하고 공부하는 것도 좋다. 그 자체가 집중하겠다고 다짐하는 효과가 있으며 친구들도 귀마개 낀 친구에게는 말을 잘 걸지 않는다. 졸음이 찾아오면 교실 뒤에 나가서 서서 공부하는 것도 좋다. '야자' 열심히 하는 친구 근처나 그 친구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 잡으면 경쟁 의식 때문에 효율이 올라간다.

공부가 잘 안 되는 날에는 무리하지 말고 공부 계획을 짜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친구들에게 동요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들이 PC방.오락실에 가자고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한번 가기 시작하면 계속 가게 된다. 공부할 마음이 있다면 애초에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저런 핑계로 하루 이틀 빠지다 보면 '야자'가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 혼자 공부하는 데 최적의 장소는 학교다. 공부하던 책도 거기 있고 감독 선생님도 계시기 때문이다.

#정현우(상계고 3년) 학생

2학년 때부터 줄곧 야간 자율학습을 해왔다. 성적을 올리는 데 가장 좋은 공부법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하루 성실히 보내는 것이다. 특히 고3은 학원을 오가며 공부하는 것보다 시간을 집중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야자'가 유용하다. 우선 매일 그날의 최소 공부량을 정해 놓고 공부해야 효과적이다. '영어 단어 50개, 수학 문제 10문제, 일본어 단어 30개' 등 구체적인 양을 정하면 스스로 강제가 된다. 자율학습 때는 단순한 내용의 공부가 좋다. 동영상 강의 청취나 영어 문법 공부 등 어려운 것은 주말에 집중적으로 하고 '야자' 때는 단어 외우기, 문제 풀이 등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효율적이다.

글=이상언 기자 <joonny@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