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노천 극장' 서 공짜 영화 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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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 청계천 관수교 아래에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영화광장'이 생긴다. 퇴근 시간 이후 청계천변을 오가는 시민과 관광객이 공짜로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 늘어나는 셈이다.

서울시 김태균 문화산업반장은 "9일부터 10월 말까지 청계천 관수교 아래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무료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영화광장을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관수교는 서울.피카디리 극장 등 대형 영화 상영관들이 몰려 있는 종로 3가와 우리나라 영화 제작의 중심지인 충무로의 길목인 을지로 3가를 잇는 다리다. 관수교는 이 같은 지리적.문화적 요인들로 인해 '영화의 다리'라 불리기도 한다.

시는 9일 개막상영회를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금요일 오후 8시부터 30여 분간 무료 영화를 틀 계획이다. 추운 날씨 등을 감안해 동절기(11월~3월 말)에는 영화 상영을 하지 않는다.

김 반장은 "영화광장에서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서 수상한 다양한 독립영화들을 상영할 것"이라며 "전 세계 청소년 영화감독의 작품을 무료로 즐길 수 있어 머지않아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영화 상영은 어떻게=영화광장은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 원리를 이용해 꾸며진다. 관수교 아래 을지로 3가 방면에 설치된 빔프로젝터를 켜면 맞은편에 걸려 있는 대형 전동스크린 화면에 영화 장면이 나타나는 식이다. 시는 이를 위해 1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을지로3가 방면에 있는 계단은 10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객석으로 변신한다. 서서 보는 인원 등을 감안하면 200~300명 정도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맞은편 종로 쪽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다.

영화광장은 매월 계절별 특색에 맞는 테마를 선정해 정기상영회 형식으로 운영된다. 4월의 테마는 '사랑, 상상과 현실의 뒤섞임'이다.

김 반장은 "영화광장은 시민들의 볼거리가 되는 것은 물론 청계천을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에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영화뿐 아니라 다른 지방과 서울을 알리는 다양한 홍보물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소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상영 프로그램 등 자세한 문의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홈페이지(www.siyff.com)와 전화 02-775-0501.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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