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매출 월 1000대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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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경남 창원의 두산인프라코어 창원 1공장 인조 잔디구장. 오랜만에 공장 직원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 공장의 주력 제품은 주조.단조 등으로 만든 기계부품을 정밀 가공하는 선반 등의 공작기계. 이번 축구대회는 지난달 월 판매량 1000대를 돌파한 기념으로 열린 임직원 행사였다. 1977년 대우중공업 시절 공작기계 사업을 시작한 지 꼭 30년 만이다. 김성락 생산담당 상무는 "1993년 연간 1045대를 판매해 '1000대 돌파 기념파티'를 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다"며 "월 1000대를 넘어서다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공장은 어느 곳이나 '북새통'이었다. 지난달 사상 최대인 1086대의 공작기계를 국내.외 시장에 판매하는 진기록을 수립한 현장답게 한가한 곳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작기계 조립을 마무리하는 생산2팀의 정수철 직장은 "지난달엔 19명이 시간 외 근무를 밥 먹듯 하며 32대를 만들었다"며 "예년 같으면 24명도 하기 힘든 작업량이지만 제품이 많이 팔리고 클레임도 거의 없어 기분 좋다"고 말했다. 공장 건물 사이의 도로변에는 조립용 부품들이 쌓여 있었다. 김 상무는 "1년치 주문 물량을 재어놓고 있다"고 자랑했다. 올 1분기 판매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증가한 2782대에 이른다. 이중 70%가 수출물량이다. 매출대비 영업이익률은 16%에 육박했다. 올 목표인 공작기계 1조원 매출은 '따 놓은 당상'이란다. 하스(미국).마작(일본)에 이은 세계 3위권이다.

이 회사의 공작기계 생산 실적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 비결은 생산라인의 합리화에 있다. 자동화 설비를 보강하고 생산라인을 재배치하면서 생산가능 대수가 2003년 4800대에서 올해 1만2000여대로 크게 늘었다. 2005년 4월 두산그룹에 인수된 뒤 이 같은 생산 합리화 작업은 가속이 붙었다. 현재 만들고 있는 선반과 머시닝센터 등은 2억~3억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 1억원 미만의 공작기계는 모두 인근 협력업체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한다. 현재 판매대수의 60%는 협력업체에서 만들지만, 매출의 60%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내고 있다.

운도 좋았다. 2003년 이라크전쟁 발발과 함께 미국시장이 열렸다. 때마침 유전을 확보하려는 자원전쟁이 불붙으면서 미국에서 자원탐사에 필요한 장비의 수요가 늘었고, 이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공작기계 시장도 덩달아 커졌다. 2003년 542대에 불과했던 미국시장 수출대수가 지난해엔 1956대로 크게 늘었다.

이 회사 노중호 사업관리 상무는 "한.미FTA가 발효되면 4%대의 관세가 사라져 일본 제품에 비해 4~5% 낮은 가격으로 팔 수 있게 되고,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에서도 미국 시장 수출품을 만들기 위한 공작기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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