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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시멘트공업 중심지로 발돋움|영월읍-강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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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단종의 한이 서린 충절의 고장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이 석회석 등 풍부한 지하자원 개발과 애절한 사연이 깃들인 관광 자원 개발로 2000년대 정주권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산이 높고 물이 많아 단종 유배지로 결정됐던 영월은 1백10억t의 매장량을 지닌 석회석 개발로 대단위 시멘트공장이 들어서고 대학 설립이 가시화 되면서 정선·평창 등 영서 남부권 중심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삼국시대 백제·고구려·신라의 접경으로 격전장이었던 영월이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은 1372년 고려 공민왕 때로 조선조 세조 때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등돼 귀양와 숨지면서 역사에 등장, 충절의 고장으로 불려왔다.
1960년 읍으로 승격된 영월읍은 역사의 한을 간직한 채 2000년대 시 승격을 꿈꾸고 있다.
영월읍은 66년 영월군 서면 쌍용리에 쌍용양회 영월 공장이 가동되면서 배후 도시로 각광을 받기 시작, 올 5월에는 연산 2백만t 규모의 현대시멘트 영월 공장이 서면 신천리에 완공돼 가동에 들어가면 국내 굴지의 시멘트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들 시멘트 공장들은 국내 시멘트 수요 확대와 수출 증가로 공장 규모를 증설할 계획이어서 영월읍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영월읍은 시멘트공업의 중심지와 함께 인근의 북면 문곡리에 3만4천여평의 문곡 농공 단지가 올해 말 완공 예정으로 지난 12월 착공돼 아세아 도자기 등 8개 업체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이들 공장들의 배후 정주권 도시로 가꾸어진다.

<5개 학과 4백명>
이들 공업 단지 이외에 지난해 10월에는 이들 산업체에 전문 인력을 공급할 목적으로 전기·전자 등 5개과 4백명 정원의 영월 공업 전문 대학이 인가돼 올해 상반기 영월읍 하송리 산67번지에 부지 확보와 함께 학교 시설 공사가 시작된다.
93년 영월 공업 전문대가 개교하면 영월읍은 태백권 중심 교육 도시로 자리잡을 뿐 아니라 이 지역의 충분한 지하자원에 전문 인력을 제공, 지역 발전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이와 함께 영월읍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법원 지원 및 검찰 지청·세무서·노동부사무소 등 시 단위 기관 상당수를 유치, 시로서의 면모를 갖춰 대학유치·공단 등으로 인구만 늘어난다면 시 승격은 조만간 이루어질 기반을 갖추었다.
영월읍은 영서 남부권 중심의 공업·교육 도시로서의 발돋움과 함께 단종의 한이 서린 사적 1백96호 장릉, 단종의 유배지인 청냉포, 고씨 굴, 김삿갓 유적 등을 연결하는 순환 관광권을 개발한다.
청냉포는 올해부터 이 일대 10만여평을 관광 휴양지로 조성키 위해 호텔·유스호스텔 및 주차장·각종 편의시설을 갖춘다.
또 고씨동굴도 41억여원을 들여 호텔·휴게소·주차장 등의 시설을 갖춰 국민 관광지로 조성하여 조선조 말 방랑시인 김삿갓 (본명 김병연) 묘역을 안장, 사적과 동굴 관광권으로 개발한다.
또 연하폭포·내리 계곡·청령원 등의 비지정 관광지에도 편익 시설을 확충, 계곡 관광지로 가꿀 방침이다.
영월읍은 읍의 상습적인 수해 방지와 이 지역의 공업 전력 확보를 위해 건설부가 검토하고 있는 영월 댐이 영월읍 거운리에 건설되면 2000년대엔 수상 관광 자원도 갖추게돼 이에 대비한 관광권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정기 총회에서 신임 번영 회장으로 선출된 정문원씨 (55)는 『영월읍은 그동안 교통 불편으로 발전 속도가 느렸으나 시멘트 공장 시설 확충, 대학 유치 등으로 획기적인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며 『남면의 광치재 터널 개설, 소나기재를 우회하는 도로를 개설하면 충북 제천에 빼앗겼던 영월읍 남서 지역 경제권도 되찾아 올 수 있어 이의 개설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영월읍은 충절의 고장답게 단종과 관련한 사적들이 산재해 있는 데다 매년 단종제를 지내며 향토 문화를 꽃피우고 있다.
특히 영월 문화원 (원장 안학모·73)은 단종제의 각종 문화 행사를 주관할 뿐 아니라 지난 30년 동안 이 고장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역사 재조명 한창>
영월 문화원은 영월 출신 외지인들에게 고향 소식을 꾸준히 알려줘 애향심을 심어주는 것과 함께 민속 농악 등을 발굴·보급하고 있으며 매년 문화 유적 순례, 향토사 조사 연구, 향토 문화 강좌, 향토지 발간을 통해 영월읍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 향토 문화로 정착시키고 있다.
향토사학가 박영국씨 (74)가 이끌고 있는 충절 현창 위원회는 영월 문화원과는 달리 이 고장의 숨은 역사를 찾아내는 일을 맡고 있다.
박씨는 10여년간 전국을 누빈 후 노루목에서 김삿갓 묘역을 찾아낸데 이어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은 김삿갓의 시 1천여수를 수집, 『김삿갓 시편』을 2월중 발간한다.
이렇듯 뿌리깊은 향토 문화를 바탕으로 현대 문화 예술 운동도 활발히 전개, 문학 단체로 돌밭 문학회 (회장 정대현·36)와 벗지 문학회 (회장 정태모)가 동인지 발간 및 시 낭송회 등을 열어 김삿갓의 맥을 잇고 있다.
영월읍은 산수가 뛰어난 고장답게 기암 괴석이 많아 영월 수석회 (회장 장은재·53)는 이들을 탐석, 전시를 하고 있으며 분재 동인인 목우회 (회장 우상명·47)도 봄·가을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또 영월의 비경을 렌즈로 담고 있는 여울 사진회 (회장 원경희·33)와 영월 영상회 (회장 고성룡·58)도 아름다운 영월의 자연을 담아 전시회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영월 읍내 각급 사회 단체들도 영월읍 발전에 동참하고 나서 영월군 장학회 (회장 김형재·56)는 향토 인재 육성을 위해 매년 중·고·대학생 27명에게 1천7백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영월 라이온스 클럽 (회장 엄정갑·58) 영월 로터리클럽 (회장 민창홍·39)도 장학금 지원 및 농촌 일손 돕기 운동 등 봉사 활동을 펴고 있다.
영월 여성 단체 협의회 (회장 엄정호·54)는 입원 무의탁 환자에 대한 봉사 활동과 여성 교육을 위한 여성 교양 강좌를 개설하고 있으며 새마을 운동 영월군지회 (지회장 조장환·40)도 건전 소비 생활 운동, 올바른 사회 기풍 조성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글 이찬호 기자 사진 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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