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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엎치락 뒤치락 …'밀어내기 볼넷'삼성이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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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플레이 볼! 서울 잠실야구장을 메운 2만여 관중이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2007 프로야구 개막전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개막전에는 4개 구장에서 5만여 명의 야구팬들이 ‘백구의 향연’을 만끽했다.[뉴시스]


꽃 피는 봄이 오자 프로야구가 돌아왔다.

포근한 날씨 속에 서울과 대구, 대전, 수원에서 5만여 명의 팬이 경기장을 찾아 모처럼 야구의 짜릿함을 만끽했다.

삼성-두산 전이 열린 대구 구장은 1만2000석을 가득 채워 만원을 기록했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과 두산이 맞붙은 대구 경기는 거포들의 재기 신고식이었다.

포문은 심정수(삼성)가 열었다.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심정수는 2회 좌익수 앞 안타로 진루, 선취점의 발판을 마련했고 3회엔 두산 리오스의 공을 밀어쳐 대구구장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4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린 심정수는 부상으로 허송세월한 지난 시즌의 기억을 날려버리는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두산엔 김동주가 있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 당한 어깨 부상을 딛고 4번 타자로 나선 김동주는 2-4로 뒤지던 8회 초 삼성의 '필승카드' 권오준을 두들겨 중전 안타를 뽑아내며 4-4 동점의 발판을 만들었다. 9회 초엔 안지만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25m 비거리의 3점포를 쏘아올렸다. 김동주는 5타수 2안타 4타점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두 거포들의 '장군멍군'으로 경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8회 초 3안타를 집중시켜 동점을 만든 두산은 9회 초 김동주의 홈런에 힘입어 7-4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9회 말 3안타 3볼넷으로 삼성이 3득점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필승 마무리 오승환을 투입해 10회 초를 틀어막은 삼성은 10회 말 2사 만루에서 조동찬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득점에 성공, 가까스로 8-7,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개막전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끝내기 점수가 나온 것은 프로야구 사상 처음이다.

우승후보끼리 맞붙은 한화-SK의 대전 경기는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5로 비겼다. 프로 2년차 이재원이 한화 에이스 류현진을 상대로 시즌 1호 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SK가 경기 내내 리드했으나 9회 말 한화가 동점을 엮어내는 저력을 발휘해 연장까지 끌고 갔다. 두 팀은 12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롯데 선발 손민한은 현대와의 수원 원정 경기에서 8이닝을 7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롯데는 7안타를 효율적으로 집중시켜 6-0 개막전 완봉승을 거뒀다. LG도 에이스 박명환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KIA에 1-0 한 점 차 완봉승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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