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프로야구가 출범3년째 연고지 없이 4구단 각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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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대만 프로야구가 출범3년째를 맞아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일본·한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3번째로 지난90년 프로야구가 탄생한 대만은 3월19일 올 시즌 첫 경기를 갖고 10월26일까지 팀 당90경기, 모두 1백80경기의 레이스에 돌입한다.
현재 대만에는 퉁이·웨이취안·슝디·싼상 등 4개 프로구단이 있는데 94년에 2개 팀이 새로 창단 될 예정.
팀 당 선수는 30여명에 불과, 프로야구 초창기의 선수부족 현상을 그대로반영하고 있다. 실업6·대학4팀을 합쳐 10개의 아마 팀으로부터 선수를 충당하는 프로구단은 아마 팀의 바 르셀로나 올림픽 출전으로 인해 선수 수급에 더욱 압박을 받고있다.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한시적으로 아마선수의 프로 진출을 규제하고 있어 규제가 풀리게 되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대만은 한국과 달리 연고지(홈구장)가 없는 것이 특징인데 각 구단은 타이베이 시립야구장을 비롯, 전국 5개 구장에서 경기를 갖는다. 경기는 목∼일요일 1주일에 4일간(하루 2게임) 열리며 입장료는 경기 당 2백원(6천4백원)으로 한국보다 훨씬 비싼 편.
구장 사용료 10%를 뺀 나머지 입장수입 중 승리 팀이 또55%, 패한 팀이 45%를 나누어 갖기 때문에 팀 순위에 관계없이 시즌 막판까지 구단은 최선을 다한다.
한편 대만은 선수부족을 해소하고 흥미를 배가시키기 위해 외국선수를 영입하고 있는데 현재 19명이 활약중이다. 팀 당 5명까지 고용할 수 있으며 엔트리에는 4명, 경기출장은 3명까지 가능하다.
도미니카·파나마 등 중남미 출신이 대부분인 이들 용병들은 대만선수보다 뛰어난 기량을 발휘, 많은 인기를 끌고있다.
특히 싼상 유격수 루이스 이글레시아스(25·파나마)는 90년 홈런(18)·타점(58)왕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는 3할3푼의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왕에 등극하는 등 연봉 랭킹10걸 안에 외국선수 6명이 포진하고 있다.
주전 급 선수들의 평균연봉은 92만원(약3천70만원)정도지만 국가대표를 거치면 1백20만원(약3천8백만원)까지 올라간다. 올 시즌 연봉 랭킹1위는 웨이취안의 강타자 뤼밍쓰로 2백40만원(약7천6백80만원). 우리나라의 연봉 랭킹5위 정도에 해당되나 물가가 싼 편이어서 우리수준으로는 1억원 대인 선동렬에 버금간다고 볼 수 있다. 2위는 2백4만원을 기록한 황평양(미전).
한편 외국선수의 연봉은 대만출신보다 다소 높은 편인데 주전으로 뒬 정도의 실력이면 6만6천 달러(약4천8백30만원)선에서 보통계약이 이뤄진다.
계약금은 연봉2년 치를 지급하고 있으며 용병들은 따로 계약금이 없다.
관중 수는 첫해에 비해 15% 늘어나 90년 총 관중수가 89만9천명이던 것이 지난해 1백5만 명으로 늘어났고 게임당 관중수도 5천명에서 5천8백명으로 증가,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시즌오픈을 1개월 앞두고 구단들은 연일 많은 비가 내리는 타이베이를 떠나 남쪽의 가오슝 등 따뜻한 지방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막바지 마무리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대만프로야구관계자들은『한국에 비해 4∼5년 정도 수준이 뒤떨어져 있다』고 인정하면서도『아마야구가 세계최정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국을 따라 잡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호언하고 있다.【타이베이(대만)=김상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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