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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쉼] 보는 맛 먹는 맛 … 꽃 만발 레스토랑 6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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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를 박차고 초록이 올라온다. 풀숲엔 노랑이 달리고, 빨강이 열린다. 원색의 꽃들이 여기저기 화사하게 펼쳐지는 봄이다, 봄. 유난히 꽃을 좋아하는 다섯 살 소녀 이유진. 그 딸을 둔 엄마 김은정(32.경기도 고양시 주엽동.오른쪽 사진(左))씨는 동창생들과 모처럼의 점심 약속도 꽃이 있는 음식점에서 한다. 유진이 손잡고 나가 꽃구경 시켜 주려는 속셈이다. 유진이 할어머니.할아버지가 모처럼 내는 외식 장소를 고를 때도 유진이를 핑계 삼아 '꽃'을 우선으로 내세운다. "꽃을 가꾸는 정성이 있는 곳에선 음식 맛을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음식의 맛도 정성에서 비롯되잖아요." 김씨의 말이다. 더불어 꽃을 보며 눈이 즐거우면, 입으로 느끼는 음식의 맛은 두 배로 증가한단다. 김씨가 즐겨찾는 '꽃이 만발한, 그래서 눈과 입이 더 행복한 레스토랑' 여섯 곳을 소개한다.

글=유지상 기자 <yjsang@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에버랜드 튤립정원 옆에 있는 플란더즈 레스토랑의 모듬세트.

플란더즈 분위기로'먹어 주는' 에버랜드 명소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동산 에버랜드 안에 있는 레스토랑.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기 시작하면 어린아이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이 모이는 곳은 에버랜드 중앙에 있는 포시즌스 정원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빨강.노랑 튤립이 정원에 가득 피기 때문. 덕분에 그 옆에 위치한 플란더즈는 봄이면 에버랜드 43개 레스토랑 중 최고 인기를 누린다. 돈가스.수프.소시지 등으로 꾸며진 어린이 세트(6800원), 소프트크랩.꼬치구이.햄버그 스테이크 등으로 구성된 모둠 세트(1만2500원)가 먹을 만하다. 하루 종일 붐비는 유원지 레스토랑의 획일화된 맛이 다소 아쉽긴 해도 창밖에 펼쳐지는 밝고 환한 풍경, 밤이면 불꽃놀이까지 감상할 수 있는 매력 때문에 자주 찾는 곳이다. 031-320-9701.

겐지 야외 정원이 매력 포인트 … 주말 일식 뷔페

밀레니엄 힐튼호텔의 일식 레스토랑으로 잘 가꿔진 야외 정원이 매력이다.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봄을 대접(?)하고 싶을 때 주로 찾는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식 뷔페(점심 가격은 어른 4만9000원, 어린이 2만9400원)로 운영한다. 계란찜.전복죽 같은 어른들이 드시기 좋은 메뉴도 넉넉하게 준비돼 있다. 뷔페 값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실속 있게 챙겨 먹으려면 즉석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구워 주는 철판구이와 스시 바에서 바로 쥐여주는 초밥을 집중 공략할 것. 아이들에겐 일본식 쇠고기 스테이크가 인기 '짱'. 겐지의 야외 정원에선 라일락.철쭉 등 5월 말까지 다양한 봄꽃이 핀다. 멀리 남산 자락에 피어난 벚꽃과 개나리는 오가는 길에 즐길 수 있는 덤이다. 02-317-3240.

블룸 엔 구떼 꽃 가게야, 케이크 가게야

강남 신사동 가로수 길에 있는 향기로운 꽃과 달콤한 케이크가 있는 곳. 결혼 날짜가 정해진 젊은 여성들이 홈메이드 케이크.쿠키를 배우러 다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실내 곳곳에 생화가 피어 있고, 테이블 위엔 작은 꽃병과 촛불이 놓여 있어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딸기.사과.산딸기.호두.무화과 등 갖가지 과일이 함께 들어간 생과일 요구르트(6000원)를 찾는 젊은 여성이 많다. 친구끼리 주고받는 생일 선물로는 꽃다발과 함께 일곱 가지 쿠키로 이뤄진 쿠키세트(9000원)가 잘 나간다고. 케이크와 함께 가볍게 차 한 잔 마시고, 예쁜 봄꽃 한 다발 사들고 집으로 가고픈 곳이다. 02-545-6659.

아지오 도심 속 정원 … 파스타와 목련의 랑데부

서울 신문로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 인근에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 스파게티와 피자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함께 가볼 만한 곳이다. 유럽의 시골 마을에서 만날 수 있는 소담스러운 분위기의 2층 건물이 아담한 정원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실내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품위가 있어 인근 여성 직장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꽃구경하기 좋은 자리는 2층 왼쪽 창가. 창 너머 하얀 목련이 고고한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기 때문. 채소와 살라미 소시지가 올라간 이탈리아 피자(1만6000원)와 베이컨.계란 등이 들어가 있는 카르보나라 스파게티 (8500원)가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을 듯. 식사를 마치고, 아니면 식사 전에 서울역사 박물관에 들러보는 것은 선택 코스. 02-720-1211.

피자힐 벚꽃 활짝 피는 피자의 언덕

서울시가 선정한 '서울의 봄 꽃길 명소'로 뽑힌 워커힐 호텔 안에 있는 피자 전문점. 건물 벽 전면이 커다란 통유리로 돼 있어 벚꽃이 만개한 때에 찾으면 눈처럼 내리는 하얀 벚꽃에 푹 빠지고 만다. 위치도 높아 팔당에서 잠실대교까지 한강 상류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낮보다는 노을이 지는 저녁 분위기가 더 좋은 곳이다. 콤비네이션 피자를 기본으로 감자.고구마.채소.해산물 등 원하는 대로 토핑을 고를 수 있다. 라지(L) 사이즈는 3만6000원부터. 피자가 거북하면 훈제연어.해물 채소 수프.계절샐러드.바닷가재 구이 등으로 이어지는 코스 메뉴(5만5000원)가 무난할 듯. 식사를 마치고 벚꽃 길을 걷다 보면 머리 위에 벚꽃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이 수북이 쌓일 것이다. 02-450-4699.

산들래 꽃나라에 온듯 … 정갈한 한정식

경기도 성남 남서울 컨트리클럽 입구에 위치한 한정식집. 한옥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현대식 건물 안팎을 온통 꽃으로 장식해 동화 속 나라를 연상케 하는 곳이다. 테이블 보.의자.쿠션 등 실내 소품에도 꽃문양을 담고, 조화와 생화를 적당히 안배해 장식했다. 음식은 상다리 휘어지게 한상차림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전채요리부터 차분하게 코스로 낸다. 호박죽.탕평채.육전.낙지볶음.돼지고기보쌈.황태구이로 이어지면서 된장찌개에 식사를 내준다. 메뉴는 1만7000원짜리와 2만2000원짜리 두 가지. 031-701-6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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