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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 내분 미 브루클린 「살육전」비상(지구촌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콜롬보파… 11명 희생/조직 90명전원 소환/처리 향방에 큰 관심
미국의 뉴욕시 브루클린 치안관리들은 악명높은 마피아조직 콜롬보파문의 내부살류전 처리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콜롬보파벌은 미국내 파미아중 가장 저돌적이며 분파주의적 행동으로 악명을 떨쳐온 조직으로 지난해 11월이래 조직원 6명과 행인 5명이 조직주도권다툼과 관련,희생됐다.
찰스 히네스 브루클린 지방검사는 신원이 파악된 콜롬보파조직원 전원에게 소환장을 발부,대배심 조사에 착수함으로써 그 처리방향에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콜롬보파벌의 조직분규는 미국내 최대파벌의 하나인 이 조직의 주도권과 자금줄을 놓고 벌어진 조직내 분규의 한 전형이다. 한쪽은 사기죄로 1백년형을 선고받고 캘리포니아주 롬포크형무소에 수감중인 보스 카마인 퍼시코(59)에게 충성하는 약 40명의 조직원들이며 다른 한쪽은 보스대행을 맡고 있는 빅터 오리너(57)와 그에게 충성하는 60여명의 조직원이다.
오리너파는 수감중인 퍼시코가 손발이 묶인 틈을 이용,도박·매춘으로부터 항공화물 주류판매에 이르기까지 콜롬보파벌의 이권을 하나하나 잠식해들어가면서 조직원의 비율도 차츰 늘려가고 있다. 물론 이같은 사실은 모두 퍼시코에게 보고되고 있다. 특히 다른 마피아조직들도 오리너의 입지강화를 차츰 인정해주고 있어 퍼시코의 조바심을 더해주고 있다.
보복살인극은 지난해 11월24일 콜롬보파벌의 중견행동대원인 헨리 스무라가 도너츠가게앞에서 자신의 링컨 콘티넨틀 승용차를 타고 있다 머리에 총격을 받아 숨진 사건으로 시작되어 또다른 콜롬보 조직원인 빈센트 푸사로가 브루클린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크리스마스장식을 하던중 저격으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지는 사건으로 이어졌다.
이 조직의 또다른 브레인으로 알려진 한 마권업자(79)는 사교클럽의 포커판에서 사살되고 그의 정부(47)는 가슴에 가벼운 총상을 입고 간신히 피신했다.
지난해 12월8일 총에 맞아 숨진 브루클린의 한 빵가게 종업원(18)은 당초 콜롬보파벌과는 상관없는 인물로 알려졌으나 최근 그가 일련의 총기 살해극 관련혐의를 받아온 것으로 경찰의 한 간부가 밝혔다.
이 사건이후 뜸하던 보복살인극은 최근 콜롬보파벌의 중간보스인 니컬러스 그란치오(62)가 살해됨으로써 심각성을 더해갔다. 그란치오는 승용차에서 양파간의 화해를 주선하다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2년 뉴욕 이탈리아 타운에서 13명의 희생자를 낸 소위 갈로사건이 발생했었다. 콜롬보파벌의 동료들은 조제프 갈로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까지 희생시켰다. 갈로사건이 일어난지 몇달뒤 갈로의 동료들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나폴레옹 레스토랑에 들어가 불특정 시민들을 상대로 무자비하게 총기를 난사,주방종업원 5명이 살해됐다.
현재의 유혈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히네스 검사는 90여명의 콜롬보파벌 조직원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 지난 12월중순이후 30여명의 폭력배들이 웃옷 깃을 세우고 헐렁한 모자와 검정 선글라스를 착용한채 카메라를 피하며 브루클린법정에 나타나 소환에 응했으나 혐의 내용에 대해선 모두 부인했다.
마피아 조직원이 이처럼 대규모로 소환에 응한 것은 뉴욕법이 증언에 따라 검사가 면죄여부를 결정하는 연방법과 달리 증언자는 증언을 하기만 하면 그 내용에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면죄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주 대조직범죄부대의 로널드 골드스토크 대장은 『현재의 마피아조직은 분쟁을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해결할만큼 강력하지 못하다』며 『아이로니컬하게도 폭력이 조직약화의 원인이 되는 파당을 낳고 파당은 더 큰 폭력을 불러온다』고 우려했다.<이기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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