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억류 영국해군 15명 13일 만에 전격 석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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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中)이 4일 테헤란에서 13일간 억류했다 석방한 영국군 장병(등 돌린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은 이란 국영 방송 화면.[테헤란 AP=연합뉴스]

영해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이란 군에 체포돼 13일간 억류됐던 영국 해군.해병 장병 15명이 4일 석방됐다. 이로써 지난 2주 가까이 계속됐던 영국을 비롯한 서방과 이란의 외교적 긴장관계는 일단락됐다.

CNN은 이란 정부가 이들의 신병을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에 이날 인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항공편이 마련되는 대로 테헤란 공항을 통해 이란을 떠날 예정이다. 영국 총리실과 미국 백악관은 이들의 석방 소식을 환영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들이 석방되기 직전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영국에 대한 '부활절(8일) 선물'로 영국군 15명을 풀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이란 영해 침범 사실을 시인한 영국군 병사를 처벌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전격적인 영국군 석방 결정은 이란 국가안보최고회의 알리 라리자니 의장과 영국 총리실 니겔 셰인월드 외교보좌관 사이에서 전화 통화가 이뤄진 뒤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영국군을 체포했던 자국 장병 3명에게 훈장을 수여했으며 영국군 15명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영국군 15명은 지난달 23일 이라크와 이란의 공해상 경계인 샤트알아랍 수로에서 이란 군에 의해 체포됐다. 이들은 영국 해군 호위함 콘월호 소속 장병으로 수로를 지나던 일반 화물선에 올라 검문 활동으로 벌이던 중이었다.

체포 직후 이란 정부는 이들이 이란 영해를 침범했다고 발표했지만 영국 정부는 이들이 이라크 영해 안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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