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청소년축구, 일본에 연장 분패…8강 진출 좌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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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청소년대표팀이 연장 접전 끝에 숙적 일본에 져 세계 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20세 이하)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8일 밤(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알나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16강전에서 전후반을 1-1로 비긴 뒤 연장 전반 사카타 다이스케에게 통한의 골든골을 허용해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1991년 포르투갈 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이 이뤘던 8강 진출을 12년 만에 재현하려던 한국팀의 꿈은 무산됐다.

한국은 '리틀 마라도나'최성국(울산)을 처음으로 선발 멤버로 기용, 김동현(오이타)과 호흡을 맞춘 투톱으로 일본 문전을 노렸다. 오른쪽 윙백 오범석(포항)도 과감한 오버래핑을 시도하는 등 예선과 달리 공격적으로 나왔다.

일본은 초반 지나치게 긴장한 데다 기싸움에서 밀려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한국은 공격의 주도권을 잡고 일본 문전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전반 4분 이종민(수원)의 오른쪽 크로스를 조원희(광주)가 골키퍼보다 앞서 헤딩슛했으나 볼은 크로스바를 살짝 빗나갔다. 22분에도 김동현이 골지역 왼쪽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다.

전반 38분 대표팀의 맏형 최성국이 고대하던 선취골을 터뜨렸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김진규로부터 볼을 넘겨받은 이종민이 수비수 사이로 빠져들어가는 최성국에게 로빙 패스하자 최성국은 원바운드된 볼을 오른발로 살짝 차올렸다. 볼은 전진한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의 키를 넘어 오른쪽 네트에 감겼다. 한국 선수의 문전 볼 처리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수작(秀作)이었다.

최성국은 유니폼을 벗어 'Jesus Love''가자 4강으로'등이 쓰인 언더셔츠를 보여주는 골 뒤풀이를 펼쳤다.

한국은 후반에도 붉은 유니폼으로 통일한 5백여 교민의 열렬한 응원 속에 공격의 고삐를 틀어쥐고 일본 문전을 압박했다.

그러나 일본은 계속 역습으로 맞받아치다 후반 36분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일본은 아크 정면에서 스루패스를 받은 사카타 다이스케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한국 수비 두명 사이에서 왼발 슛을 성공시켰다.

아부다비=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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