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장 연임싸고 잦은 내분/문제지 유출 서울신대 속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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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8년간 재직… 학생들 반발/학장실 점거 장기농성도/일부교수 동조 대립 심각
후기대학 시험지 유출사고를 빚은 서울신학대학은 59년 대학 설립인가 이후 현조종남 학장(64)이 18년동안 학장으로 장기재직하면서 학생들의 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등 잦은 학내분규를 겪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성결교회 계통의 신학대학으로 출범한 서울신학대학은 조학장이 제3대 학장으로 취임하면서 외형적인 성장을 거듭해 74년도에는 대지 2만5천평,건물 6동의 현교사 부지로 옮겨왔다.
현재 이 학교에는 4개학과 2개 대학원에 1천5백여명의 재학생이 공부하고 있으며 학교내에 선교문제연구소·기독교 사회복지연구소 등 5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조학장은 68년도에 학장으로 취임한 이래 학교부지 확대·이전,각종 부설기관 설립,대학원 증설 및 학과증원등 학교의 외형적인 발전에 지대한 공로를 세워 재단측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학장의 총재임기간이 18년에 이르면서 최근 「인천지역 대학생협의회」(인대협) 소속의 이 학교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조학장 연임 반대를 위한 투쟁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91년초부터 심한 학내분규가 빚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조학장의 재임기간이 올 2월말로 완료되면서 학생들은 조학장의 연임을 우려,91년 11월 「학원민주화 투쟁위원회」를 구성,11월19일부터 학장실을 점검해 24일동안의 장기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또 1차점거 농성에 이어 12월20일 2차농성에 들어갔으며 이 기간중에 이학교 신학교육학과 김모교수(35)를 중심으로 한 교수 11명도 조학장 연임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에 참여하는등 학내분규는 대립국면으로 치달았다.
학교측은 이에 대해 재단이사회(이사장 이봉성·67·서울중앙성결교회 목사)를 소집,조학장 연임불가를 결정해 학생들에 통보해주는등 분규수습을 위한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측은 이 과정에서 서명운동등 조학장 연임 반대입장을 취해온 김삼복 교수에게 사직을 권고해 새로운 학내분규의 불씨를 자초했다.
또 학생들은 재단이사회의 결정에도 불구,조학장이 명백한 사퇴결의를 밝히지 않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이러한 재단측과 조학장의 입장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가져왔으며 재단측이 결정한 2월말 조학장 후임자 선출방침에 대해서도 『결국 조학장 영향권내의 인물영입을 위한 임시술책』이라며 학교측과 팽팽히 맞서왔다.
학생들은 또 92학년도 총학생회(회장 장요섭·20·신학3)가 출범하는 새학기 전까지 어떻게 해서든지 조학장 연임반대를 관철시킨다는 방침을 수차례 밝혀온바 있다.
한편 대학재단 이사회측은 지난해 12월23일 이사회를 열고 조학장 연임 반대서명을 했던 교수 11명에게 경고와 근신조치를 내리고 항의농성을 주도한 학생들은 징계조치 하기로 결정한바 있다.
사건당일 학교에 남아있던 것으로 추정돼 경찰의 추적을 받고있는 신임총학생회장 장군등 주요 학생회간부들은 「인대협」에 소속돼 인천·부천·성남 등지의 각종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장군과 이학교 총여학생회장 채수희양(21·사회사업2)등은 14일 동인천역 앞에서 「단체장선거 연기규탄」 유인물을 배포하다 즉심에 회부돼 벌금 2만원씩을 물기도 했다.
이들은 또 21일 오후 2시50분 인하대 강당에서 열린 「단일민중후보 추대를 위한 대책위 발대식」에 참가한뒤 지금까지 행방을 감춘채 나타나지 않고있다.<부천=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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