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아파트 속속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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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3면

아파트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스스로 움직인다. 마치 생물체 같다. 조만간 로봇이 사람 대신 아파트 야간 경비를 설 것 같다. 어두워서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까지 정확하게 본다.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입주한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 이안'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스스로 집안의 조명이나 가스밸브, 냉.난방기기 등을 켜고 끈다. 입주민들은 '불 꺼' '불 켜'와 같은 말로 명령하면 된다. 정보통신 전문기업인 서울통신기술이 개발한 음성인식시스템(모델명 이지온)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서울통신기술 정국진 과장은 "과거의 음성인식시스템은 단어 몇 개 정도만 인식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지온은 긴 문장이나 사투리 등을 3m 밖에서도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서울 은평뉴타운 등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로봇이 야간 경비를 서는 아파트도 곧 등장한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로봇개발업체와 공동 개발한 방범 로봇(모델명 센트리)을 4월 남양주시 진접읍에서 분양할 '진접 동부센트레빌'에 처음 적용할 계획이다.

센트리는 360도 회전하며 반경 50m 주변을 밤낮으로 자동 감시한다. 이 로봇은 적외선카메라와 동체인식 적외선센서를 장착하고 있어 야간에도 사람이나 물체 등을 식별할 수 있다. 동부건설 디자인팀 장준 상무는 "센트리는 일반 감시카메라처럼 화면을 저장할 수도 있고 이상 감지 때는 경고 방송과 함께 경비업체 등에 자동으로 알린다"고 전했다.

단지 내에 기상관측장비가 설치된 아파트도 나온다. 롯데건설은 단지 내에 기상관측장비를 설치, 입주민들에게 날씨와 각종 환경 정보를 제공하는 기상관측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시스템이 적용되면 입주민들은 집안에 설치된 모니터로 단지 내의 온도.습도.풍속.강수량 등의 기본적인 날씨 정보와 황사.오존농도.자외선지수 등의 각종 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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