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부제운행 불가피하다(사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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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자가용 10부제 운행이 다음달부터 다시 실시된다. 정부가 에너지 절약책의 일환으로 적극 권장하고 나선 자가용 제한운행은 동자부가 6일부터 솔선수범해 시행하는등 정부부처의 그 산하기관들이 앞장서 동참할 예정이다.
민간분야에도 강제적인 방식은 피하면서 자발적인 참여를 광범위하게 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88서울올림픽때 자가용 제한운행을 잠시 실시해 적극적인 국민적 호응과 긍정적인 효과를 체험한 바 있다. 당시 많은 자가용 소유자들은 에너지절약이라는 정책차원에 앞서 진절머리 나는 교통체증을 뚫어주는 원활한 차량소통에 환한 웃음을 지었다.
양론이 엇갈리긴 했지만 「계속 실시」를 지지하는 여론이 결코 소수가 아니었음에도 10부제 운행이 슬그머니 후퇴해 한시적으로 끝나고 말았다.
우리는 우선 되살아난 이번 자가용 10부제 운행실시를 적극 지지한다.
첫째 이유는 차량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다. 이미 지난해 10월말 현재 자동차 대수가 전국 4백만대를 돌파했고 그중 61%가 승용차다.
지난해의 승용차 증가는 하루 평균 1천7백35대였다. 교통난이 가장 심각한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10월말 현재 자가용 승용차가 전차량의 70%인 95만대를 넘어섰다.
차량소통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도로망의 증설과 확충이다. 그러나 최소한의 공사기간과 예산이 필요한 근본 해결의 시점까지만이라도 자가용 부제운행같은 방편은 불가피하다.
둘째는 에너지소비절약의 문제다. 지난해 원유수입규모가 90년대비 30%나 증가했고 증가분중의 37%가 승용차 연료로 소모됐다고 한다.
올해의 석유소비율은 19% 정도가 증가,연내 1백40억달러의 원유 도입이 예상되고 있다.
흔히 하는 말로 석유 한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하루종일 주차장에 세워두는 출퇴근용 자가용을 경쟁적으로 몰고 다닌다는게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셋째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자동차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하루평균 35명의 사망자를 낸 사상 최다의 지난해 자동차 윤화사망의 비극도 부제운행에 따라 차량운행 빈도가 줄게 되면 다소는 감소될 것이다.
교통난해결과 대기오염을 줄이기위해 대통령까지도 예외를 두지않고 철저히 시행하고 있는 멕시코시티의 자가용 7부제운행이 훌륭한 타산지석이 될만한게 오늘의 우리 교통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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