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는 그룹의 여러 현안을 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룹의 최대 과제는 소주 시장에서 두산의 추격을 막고 진로를 성공적으로 재상장하는 일이다.'처음처럼'을 들고 나온 두산의 공세에 밀려 진로의 전국 소주시장 점유율은 2005년 55.6%에서 지난해 52.3%로 낮아졌다. 2월에는 51% 선까지 떨어져 50%대 붕괴를 걱정하게 됐다.
내년 1월이 시한인 재상장은 현금 실탄 비축을 위해 가장 신경쓰는 문제. 진로는 재상장을 앞두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진로재팬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별 진전이 없다. 재무 쪽 경험이 풍부한 윤 사장은 이런 상황을 해결할 '구원투수'인 셈이다. 충남 공주 출신인 그는 1975년 조선맥주(현 하이트맥주)에 입사해 99년 하이트맥주 대표이사가 된 뒤 8년째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왔다. 하이트맥주가 오비맥주의 아성을 깨고 맥주시장 정상에 등극한 '하이트 신화'의 주역이다. 또 외환위기와 진로 인수 등 굵직한 사안들을 뚫고 마무리한 위기관리형 CEO라는 평도 듣는다. 박문덕 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도 이 때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진로가 두산을 물리치고 소주 시장의 아성을 굳건히 지키는 데 윤 사장의 경험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강력한 공격 경영으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진로재팬 매각 작업을 서둘러 진로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임무가 윤 사장에게 주어진 셈이다.
한편, 하이트맥주 관리영업을 맡게 된 김지현 사장 역시 '하이트 신화' 주역의 한 사람이었다. 기획.재무통으로 분류된다. 하이트 생산 담당 사장을 하다가 2005년 진로 인수단장을 맡으면서 진로에 합류한 하진홍 사장은 원대복귀한 셈이 됐다.
이현상 기자
◆하이트맥주 ▶상무 이인우 ▶상무보 송교도
◆진로 ▶생산담당 부사장 이영진 ▶마산공장 부사장 윤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