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끝나면 빚더미-불 알베르빌시 걱정 태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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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오는 2월8일 막을 올리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알베르빌의 올림픽조직위원회측은 각종 올림픽시설·도로 등을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이 예상보다 급증, 올림픽이 끝난 뒤 빚더미에 올라앉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조직위측은 당초 동계올림픽 유치직후 대회개최에 드는 전체 비용을 4억6천만달러(약3백50억원)로 잡았으나 준비과정에서 각종비용이 초과되고 경기장·숙박시설 등의 건설계획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확대 조정돼 현재는 7억4천만달러까지 늘어난 상대다.
이처럼 턱없이 증가한 비용 때문에 조직위 직원들은 지난 6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다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앉았던 「그러노블시의 재앙」이 다시 알베르빌에 돌아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프랑스의 그러노블시는 엄청난 빚더미에 묻혀 헤어나지 못하다가 대회 개최 23년만인 최근에야 가까스로 빚을 청산할 수 있었다.
인구 6백30명의 작은 도시인 브리드레뱅에 있는 올림픽선수촌에는 선수촌과 경기장을 연결하는 케이블카 설치작업, 선수·임원 및 관중들을 위한 편의시설 건설이 한창이지만 브리드레뱅시 관계자들은 이같은 건설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해 걱정이 태산같다.
여러군데 경기장으로 통하는 관문인 부르상 모리스시의 자클린 폴레티 시장은 올림픽철도를 건설하는데 든 2천5백만달러와 쓰레기처리장 건설계획에 소요된 비용을 감당할 길이 없다면서 동계올림픽을 위해 시가 투자하기로 한 것은 『경솔한 처사』였다고 후회했다.
그러나 아연실색할 만큼 비용이 초과된 부분은 바로 스키점프장.
스키점프장 건설에는 당초 예상보다 두 배가 넘는 2천4백만달러가 들었으며 봅슬레이· 루지 종목 경주로 건설에도 원래 예산보다 70%이상 초과된 4천만달러가 쓰여졌다.
이같은 적자예상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 대회개최지인 알베르빌의 사보이 지역에 미칠 경제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86년 대회가 유치된 이래 17억달러 정도가 현재까지 이 지역에 투자됐는데 이 투자액수의 대부분은 알베르빌과 사보이를 연결하는 4차선 고속도로 건설에 쓰여졌다.
그러나 프랑스가 전체적으로 경기침체에 빠져있는 데다 올림픽개최 이후에는 이 지역 실업률이 급증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브리드레뱅(프랑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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