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4개 국어 정보지 낸 한국인 2세 다나카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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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재일 한국인 2세가 일본 신주쿠(신숙)에서 한·영·일·중 4개국어로 된 정보지 창간에 나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발행인 다나카 사카에 (33·여)씨. 소설 『유희』로 일본 최고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 (개천) 상을 수상한바 있는 작가 이량지씨의 친동생이다.
다나카씨는 지난해 10월 출판회사 더 서드 아이 코퍼레이션을 설립, 『We're』(우리들) 란 이름의 창간 준비호를 발행했다.
다나카씨가 4개 국어 정보지를 창안한 것은 지난해 여름 자신이 다니던 이벤트회사를 그만두고 부친 소유의 맨션을 관리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다나카씨가 관리하던 신주쿠의 맨션에는 입주자의 약8할이 한국·중국·태국 등에서 온 외국인들로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마음의 교류나 일상정보의 부족함을 느꼈다.
그 때문에 「국경을 넘어 서로 이해하고 더불어 살수 있다면」하는 생각으로 4개 국어 정보지 창간을 결심했다.
창간 준비호 발행은 전문번역·편집인을 동원하는 외에 언니 이씨의 도움도 얻었다.
창간준비호의 지면은 타블로이드판, 표지사진은 자신이 관리하는 맨션에 살고있는 대만인 여중생의 웃는 모습이다.
이 책은 하나의 기사를 4개국어로 번역, 세로로 나란히 싣고 있다. 4개 국어는 신주쿠구의 외국인 등록자 국적을 참고로 선택했다.
외국인의 문화체험담, 출입국관리법 설명, 영화나 관광지 안내, 외국인 매춘부를 배척하는 환경정화운동 르포 등 내용도 다채롭다.
신주쿠의 서점, 외국인학교 등에 이 잡지를 배포하고 반응을 살펴본 결과 『실용적이다』 『재미있다』는 등의 좋은 반응들이 엽서나 전화로 전해져오고 있다. 【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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