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투자가는 「역외펀드」(개방증시: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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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기관 영국,개인으론 대만으뜸/올 1조∼1조5천억 유입될 듯
3일부터 주식시장이 개방됐다. 외국인으로서 개인은 물론 증권사·은행·투자펀드등 기관투자가들이 국내기업의 주식을 직접 사고 팔수 있게 됐다.
개방 원년인 올해 국내에 들어올 외국자본의 규모는 기관마다 서로 예측이 다르지만 1조∼1조5천억원선이 유력하다. 이 돈은 과연 누구의 돈일까.
외국인들은 개인이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믿을만한 증권사·투자펀드등 기관투자가에 맡기는 성향이 강하다. 또 개인이 들여올 수 있는 자금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말 현재 증권당국에 등록된 외국인은 총 5백65명(개인 4백21명,기관 1백44명)이다. 개인은 대부분 이미 투자를 하고 있었던 대만출신 화교들이 2백21명으로 가장 많다. 나머지 개인들도 국내 거주기간이 6개월이상으로 그동안에도 국내주식투자를 할 수 있었던 외국기업의 한국주재원들이 많다.
기관투자가는 영국이 70곳으로 단연 으뜸이다.<그림참조>
그러나 이 기관중에도 이미 직·간접으로 국내 주식투자를 할 수 있었던 곳이 있다. 미국계 씨티은행 서울지점·영국계 자딘 플레밍증권사 서울지점등 외국금융기관지점이 17곳이다.
한국주식에의 투자를 목적으로 미국·영국등지에서 설립된 코리아펀드(KF)·코리아유러펀드(KEF)·코리아아시아펀드(KAF)등도 등록을 마쳤다. 이들은 이미 1백30여개 종목에 걸쳐 국내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증권을 갖고 있다가 기한이 돼 국내 주식으로 바꿔갖고 있었던 엥도수에즈은행등 14곳도 등록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이동통신·현대자동차·롯데제과·장기신용은행등의 주식을 해외증권전환주식 매각대금으로 사들였다.
새로 등록된 기관투자가중에서도 자본동원능력이 큰 곳은 역시 한국주식 취득을 목적으로 새로 설립된 역외펀드다.
대우증권이 코리아스몰러 컴퍼니스펀드를,동양증권이 코리아인 베스트먼트펀드를 설립해 등록했다. 영국 인베스코밈사의 드레이톤코리아트러스트,영국 슈로더증권사의 슈로더코리아펀드등도 한국주식취득을 위해 새로이 설립된 펀드다.
일본계는 마즈다사,독일의 DG은행 동경지사,C 이토사등 이름이 별로 알려져있지 않은 7곳만이 등록을 마쳤는데 당초 예상보다는 부진한 편이다. 노무라등 대형증권사·투자신탁회사등은 아직 등록하지 않았다. 우리 증시가 개방될 경우 해외자본의 상당부분을 저팬머니가 차지할 것으로 관측됐었다.
그러나 일본은 우선 지난해 노무라등 4대증권사의 스캔들과 주가하락의 영향을 받아 투자여력이 약해졌고 4대증권사 서울사무소 지점인가를 받지 못했다. 다른 나라와 같이 이중과세 방지협정이 체결돼있지 않아 일본투자자들은 거래대금의 10.75%나 양도차익의 26.8%중 적은 쪽을 세금으로 물어야 한다.
또 일본 국내법상 일본인들이 한국주식에 투자할 경우 투자대금을 일본국내에서 원화로 바꿔야 송금이 가능토록 돼있어 장애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측은 그동안 수시로 많은 증권사 관계자들이 한국에 들락거리면서 탐색전만 벌이고 있다.
그러나 유럽쪽의 펀드증권사등에 많은 자금을 참여시키고 있으므로 이를 이용한 간접투자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작년말 현재 외국인이 이미 갖고있는 국내주식은 전체발행주식의 1.87%인 9천5백45만주다. 시가로 따지면 1조8천5백억원으로 전체시가총액의 2.53%다. 상장기업 6백86개사 8백37개종목중 61%인 5백12개종목에 걸쳐 투자돼 있다.
종목당 발행주식총수의 10%인 투자한도가 언제찰지,개방원년에 얼마나 많은 외국자본이 들어올지와 얼마나 오래 우리시장에 머무를지는 역시 올해 우리경제의 형편에 달려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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