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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영어 명문... 한국의 하버드 꿈 꿔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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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의 전설'에서 아서왕이 천사들과 마지막 찾은 곳이 '아발론'이라는 섬입니다. 선택받은 자만이 갈 수 있는 천국이었던 셈이죠. 우리 학생들 모두 자신이 꿈꾸는 이상향으로 갈 수 있는 '선택받은 자'들로 키워내고 싶습니다."

'경기도 교육특구' 분당에서 1만 명이 넘는 수강생과 재수강률 95%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사교육 시장의 맹주로 자리매김한 '아발론 교육'. 타학원에 비해 유난히도 큰 접수데스크와 학생·학부모들을 위한 공간, 잘 꾸며진 직원들의 사무실과는 달리 이 학원 김명기(44) 대표의 방은 의아할 정도로 아담한 크기에 책상과 의자, 회의용 작은 테이블이 인테리어의 전부였다.
"학생들 교육 잘 시키는 게 우선이지 대표이사 방 꾸미는 게 뭐가 중요한가요. 강의실 등 학생과 직원들을 위한 공간이 더 필요하다면 제 방까지도 비워줄 수 있는 걸요."
지난 97년부터 10년간 학원을 경영해 오면서 김 대표는 변하지 않는 신념이 있다. '강사와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어야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게 그것이다. 원광대 한문교육과를 졸업하고 3년여간 무역회사에 다니다 자신이 모은 돈 500만 원에 4500만 원의 빚을 얻어 학원을 열었다는 김 대표는 개원 후 지금까지 22명에게 빚을 졌단다. 하지만, 김 대표는 "돈을 모으려 했으면 모았을 수도 있었겠죠. 그러나 학원의 목표는 '이익극대화'가 아니라 '경쟁력 극대화'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 대표가 생각한 경쟁력 극대화를 위한 최선책은 '직원들의 복지향상'이었다. '강사를 비롯한 직원들이 지치면 좋은 교육을 할 수 없고, 그 결과는 학생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발론 교육'은 개원 당시부터 '주5일제'를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 밤 10시40분이면 모든 수업이 끝나고 심야 수업은 하지 않는다. 또 직원들의 재교육을 위해 주기적으로 교수진 등 전문강사를 초빙, 직원들이 저마다 전문성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장기근속자에 대해서는 1~3개월간의 유급휴가를 주고 있다. 직원들에게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어내면서 450여 명에 달하는 직원의 이직률은 1%를 넘지 않는다. 김 대표는 "회사와 직원이 한 곳을 바라볼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어내고 싶었다"며 "한마음으로 모인 인재들이 친 촘촘한 그물에서 더 나은 학생이 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21세기는 첨단정보화 사회입니다. 우리 사회는 점점 더 글로벌화될 것이고,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적응하기 위해 영어교육은 예전의 '주입식'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대표는 '학원 운영자'의 입장에서 앞으로 '사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털어놨다. "현재까지의 사교육이 학생들의 나이대에 맞춰 필요한 부분만을 가르치고, 원하는 학교에 합격시키면 자신의 임무는 끝난다고 생각했던 것이 다반사였습니다"라는 얘기로 말문을 연 김 대표는 "하지만 글로벌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현재가치보다는 미래가치를 보고 교육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목고 합격생도 많이 배출하는 것도 물론 중요한 일이겠지만 학생들이 특목고나 명문대에 합격하고서도 '영어만은 자신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발론 교육은 시스템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초등 3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한 초등반의 경우 1개 학년을 9개 레벨로, 중등반의 경우 13개 레벨로 나눠 서로 다른 커리큘럼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특목고를 준비하는 학생 등을 대상으로 중 3반을 따로 편성, 9개 레벨로 세분화하고 경쟁을 통해 2주에 1차례씩 반을 재편성하면서 교육효과를 배가시킨다. 같은 레벨이라도 또다시 듣기와 쓰기, 말하기와 읽기의 수준을 세분화해 능력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원 강사들과 영어전문가들로 이뤄진 '교재연구팀'을 따로 만들어 수백 권의 영어학습 교재를 분석·정리해 '아발론'만의 교재를 엄선,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등 '수익의 100% 재투자'를 실천하고 있다.
이 같은 교육철학으로 2007학년도 특목중·고교 입시에서 청심국제중 합격생 11명을 배출했으며, 민사고 10명을 비롯, 463명을 특목고에 합격시키는 등 입시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수억 원의 투자를 통해 영어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토플 전문 교육원인 '녹지원'을 만들어 토플시험 대비학습을 시키면서 녹지원 학생 중 6명이 IBT토플 시험에서 110점 이상의 성적을 냈으며, 100점 이상의 성적을 보유한 학생이 30명을 넘어섰다.
'최고의 영어학원'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아발론 교육이지만 김 대표에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매출액이 200억원을 넘지만 이익금의 100% 이상을 직원들의 상여금과 시스템 개발비 등으로 재투자하다 보니 김 대표는 2005년에야 가까스로 월세 신세를 면했단다. 김 대표는 "주위에서는 '돈 많이 버는 데 왜 그렇게 사냐'는 말을 하곤 했는데 학원에 투자하는 것이 먼저다 보니 내 생활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며 "내 생각을 이해하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 1만 원씩 주는 용돈을 가지고 잘 살아준 아내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1만 명이 넘는 수강생을 가진 아발론 교육. 김 대표는 아직도 배가 고프단다. 좀더 나은 강사와 좀더 나은 교재를 찾아내기 위해, 더 많은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하기 위한 꿈을 이루기 위한 김 대표의 하루는 너무 짧다. 지난 몇 년간 숙명여대 TESOL 과정에 장학금을 지급하며 인재를 키워내고 있으며, 지난해 겨울부터는 학원 자체적으로 TESOL 프로그램을 개발, 직접 강사들을 양성하고 있다. 또 잠실과 대치동 등 강남에 진출하기 위해 한층 높은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발론을 통해 학생들의 영어능력을 키울 수 있고, 아발론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나에게 어떤 고통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다"며 "존 하버드 목사가 처음 하버드대학을 설립했을 때 지금의 하버드를 떠올리지 못했 듯 지금은 작은 영어학원이지만 아발론이 최고 명문 교육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사진=프리미엄 이성근 인턴기자

◆ 김명기 대표이사는…
▶원광대 한문교육과 졸 ▶고려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주)아빅스 재직 ▶아발론 교육.네트웍스 대표이사 ▶2005 대한민국 외국어교육 대상
▶2006 대한민국 교육산업대상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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