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2만4천가구분 남았다(경제·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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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신도시 아파트분양 중간점검/20배수제·공급확대로 경쟁률 하락/「대형」미달사태… 「소형」건설 늘려야
○…지난 89년 11월부터 시작됐던 신도시 아파트분양이 전체 대상가구 가운데 절반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2년 남짓동안 5개 수도권 신도시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모두 14만4천7백35가구로 단독주택·연립주택 등을 제외한 전체 아파트 공급계획 26만9천6백20가구의 53.7%가 분양된 셈이다.
남은 12만4천여가구는 92,93년 2년동안 절반씩 나뉘어 분양될 예정이나 이미 주택상환사채를 발행한 5천8백79가구를 제외하면 실제 남은 물량은 12만가구에 조금 못미치게 된다.
올해의 경우 정부는 당초 8만7천여가구를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연초에 분양가 인상 문제로 공급이 늦어진데다 ▲부실시공 파문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건설경기 과열을 막기 위한 건축 규제조치 등으로 3만여가구가 내년 이후로 넘겨져 실제분양물량은 5만6천여가구에 그쳤다.
한편 지난 9월 분당 시범단지 1차분 2천4백76가구의 첫 입주가 시작된뒤 지금까지 시범 단지에서만 5천26가구의 입주가 시작됐다.
내년에는 5개 신도시 전체에서 입주가 계속 이어질 예정으로 전체 입주가구도 4만3천35가구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신도시 아파트 분양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률이 낮아진 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의 대부분의 지역·평형에서 최소한 1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었으나 올해는 한자리 숫자의 경쟁률이 보편화됐다.
이는 ▲20배수 제도가 처음 도입됐고 ▲2백만호 주택건설계획 등으로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기 시작한데다 ▲신도시 부실파동까지 겹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섯차례에 걸쳐 실시됐던 올해 신도시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국민주택은 1.5대 1∼4.3대 1,민영주택은 3.9대 1∼12.7대 1 사이에서 맴돌았다(국민주택은 1순위중 1순차,민영주택은 1순위중 20배수내 기준).
시기별로는 1∼3차 분양에 비해 4,5차때의 경쟁률이 다소 높았는데 이는 ▲4차분양(9∼10월)의 경우 분당·평촌 등 인기지역이 포함됐고 ▲5차분양(11월)때는 공급물량 자체가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5차분양의 경우 평균 경쟁률은 4.3대 1(국민주택),12.7대 1(민영주택)로 1∼4차 분양때 보다 높았지만 지난 89년 신도시 분양이 시작된뒤 가장 큰폭의 미달사태를 낳기도했다.
민영아파트 38개평형 가운데 20배수내 1순위에서 무려 33개 평형이나 미달됐었는데 특히 일산의 상환사채 발행분 12개 평형은 전평형에서 미달된데다 이중 10개 평형은 단한명도 신청자가 없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 경쟁률이 높았던 것은 분당 등 일부지역의 인기평형에 신청자가 몰렸기 때문.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득권을 갖게된 20배수내 1순위자들이 당장 당첨되기 어렵더라도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골라 신청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한편 청약예금 가입시기에 따라 결정되는 20배수의 커트라인은 1차분양(5월)때에 비해 5차분양 (9∼10월)때가 1개월∼3년씩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배수내의 「고참」청약예금 가입자가 당첨을 받고 우선 청약대상에서 더나며 더 늦게 예금에 가입했던 대기자들이 속속 20배수대로 진입했기 때문.
평형별로는 전용면적 1백35평방m(40.8평)초과 대형아파트의 경우 1차분양때는 85년 3월에서 4차분양에서는 88년 2월로 3년가량이나 늦춰진 반면 85평방m(25.7평)이하 소형 아파트의 경우 1∼4차 분양동안 불과 한달정도만 커트라인이 늦춰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소형아파트에서 그만큼 적체현상이 심하기 때문으로 향후 주택공급 정책도 소형비중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져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5차분양때의 20배수 커트라인은 1∼4차 분양때보다 오히려 훨씬 높아졌는데 이는 20배수의 기준이 되는 공급물량 자체가 적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신도시에서 남아있는 물량은 지역별로는 분당이 4만1천여가구로 가장 많고,일산·산본·중동·평촌의 순.
평촌은 특히 4천6백여가구만이 남아있는 상태인데 이는 전체 공급규모 자체가 여타 신도시보다 작은데다 그동안 분양이 많이 진척됐기 때문이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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