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코리아] 중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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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최고지도자 그룹이 이처럼 교대로 세계 곳곳을 누비는 경우는 흔치 않다. 방문지는 석유.석탄.희귀광석이 몰려 있는 곳에 집중돼 있다. 예컨대 자원 보고인 아프리카는 2006년 4월과 6월, 그리고 올해 1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주석과 총리가 번갈아 찾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아프리카 48개국의 정상 혹은 정상급 지도자를 수도 베이징(北京)으로 불러들였다.

중국이 이처럼 아프리카에 집착하는 이유는 당연히 자원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하루 77만1000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후 주석이 4월 모로코.나이지리아.케냐 등 산유국을 돌아본 데 이어 원 총리도 이집트.앙골라.콩고 등 산유국을 찾았다. 그 결과 중국은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아프리카의 4대 산유국을 대거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 외 방문국들도 자원 보고다. 가나는 금과 원목,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백금과 크롬, 탄자니아는 금, 우간다는 구리와 코발트가 풍부하다.

중동과 태평양에도 거점을 확보했다. 후 주석은 4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송유관 건설에 합의했다. 이란과도 10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협력협정을 추진 중이다. 원 총리는 지난해 4월 파푸아뉴기니를 찾아 6억2500만 달러 규모의 니켈 광산 투자협정을 체결했다. 피지와는 목재와 참치 구매협정을 맺었다.

중국은 자원 전담 부서까지 만들었다. 지금까지 설치된 대만.외교.국가안전.사상.헌법수정.재경.농촌.금융안전 등 8개 소조(小組)에다 에너지 소조를 추가한 것이다. 1조 달러가 넘는 거대 보유 외환을 활용해 전략적 가치가 높은 희귀 자원을 비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쩡페이옌(曾培炎) 국무원 부총리는 인수합병, 지분 참여 등 다양한 방식이 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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