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영업이익률 2년째 뒷걸음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국내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2년 연속 나빠졌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고,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는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한 것이 주원인이다.

증권선물거래소는 19일 금융 업종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30위 대기업의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의 3년간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30개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04년 12%에서 2005년 9.4%, 2006년 7.8%로 매년 2%포인트 안팎으로 떨어졌다. 2004년엔 1000원어치의 물건을 팔아 120원의 이익을 남겼으나 갈수록 기업의 경쟁력이나 효율성이 낮아지면서 2005년엔 94원, 지난해엔 78원의 이익밖에 남기지 못했다는 의미다.

특히 30개사 중에서도 영업이익률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진 곳은 환율의 영향에다 후발 외국기업의 추격까지 받고 있는 기업들이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경영학 박사) 연구위원은 "국내 선두 기업들은 대부분 수출 주도형이라 최근 수년간 계속 떨어진 환율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며 "여기에 원자재 가격 급상승과 정보기술(IT) 경기 악화 등도 수익성 악화에 한몫 거들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컨대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경우 2004년 영업이익률이 20.9%였으나 2005년 14%로 급락했고, 지난해에는 2004년의 절반 수준인 11.8%까지 떨어졌다. 포스코도 2004년과 2005년 각각 25.5%와 27.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19.4%로 낮아졌다.

2년 연속 수익성 개선을 보인 곳은 롯데쇼핑과 신세계.삼성물산.GS건설.현대중공업 등 5개사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도 영업이익률 개선 폭이 대부분 1%포인트 안팎에 그쳤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