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의원 「감사마찰」 확산/전주 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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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울산·마산·창원·옥구서도 중단/관할다툼 심각
【군산·울산=현석화·김상진기자】 전주시에 대한 전북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5일 전주시의회 의원들의 실력저지로 무산된데 이어 6일 오전 진행된 경남 울산·창원·마산시 및 전북 옥구군에 대한 도의회의 사무감사가 시·군의회 의원들의 방해로 또다시 중단돼 광역의회와 기초의회간의 영역싸움이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경남도의회 내무위의 울산시 감사반(반장 권달천 의원)은 6일 오전 10시 울산시청 3층 상황실에서 감사를 시작,문백 시장이 실·국장을 소개하는 순간 시의원 10여명이 감사장으로 들어가 방해,감사가 중단됐다.
도의회 감사반원 4명과 시의회의원 10여명은 고성으로 말다툼을 벌여 감사장이 난장판이 됐으며,감사반은 정회를 한뒤 10시50분쯤 서면감사로 대치키로 결정하고 감사를 끝냈다.
창원시 감사에 나선 감사반도 오전 10시20분쯤부터 감사에 들어가 업무보고를 받은후 질의를 벌이려는 순간 시의회 의원들이 『그만하라』며 감사장을 점거,정회끝에 오전 11시30분쯤 서면감사로 대체키로 하고 철수했다.
마산시에 대한 감사반도 감사진행도중 시의회 의원들이 야유를 하는등 감사를 방해하자 오전 11시30분쯤 감사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경남 도의회 내무위의 시·군에 대한 4개 감사반중 이날 오전 사천군 한곳만 정상적인 감사가 이뤄졌다.
한편 전북 옥구군에대한 행정사무감사에 나선 전북도의회 산업위(위원장 박문희)소속 10명은 오전 10시10분쯤 옥구군청에 도착했으나 옥구군의회의원 11명이 『현재 군의회가 행정감사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도의회 감사는 실시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맞서 예정대로 감사를 진행하지 못한채 철수했다.
◎「풀뿌리」기대 허문 영역 감정싸움(해설)
행정사무감사를 에워싸고 광역의회와 기초의회가 충돌하는 사태는 이미 예견됐던 서로간의 위상 및 영역다툼 힘겨루기가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30년만에 부활된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을 기대해온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주고있다.
표면적으로는 『시·군에 대한 사무감사는 법으로 보장된 권한』이란 도의회측과 『도의회의 시·군에 대한 감사는 행정력 낭비일뿐』이라는 시의회측 입장의 대립이다.
이같은 감사강행 저변엔 『기초의회측이 미리 감사자제를 요청한 것은 도의회의 위상을 낮추기위한 의도』라는 감정적인 판단이 깔려있다.
지방자치법 시행령(17조의 3)은 광역자치단체로부터 기관위임된 기초자치단체의 사무에 대해 광역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이같은 감사는 본회의가 특히 필요하다고 의결하는 경우에 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한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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