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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월드컵 남배구 결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91월드컵 남자배구대회를 계기로 세계남자배구는 또 다시 소련·미국등 양대산맥에 「갈색의 고무공」쿠바가 가세한 3강이 주도하는 시대로 돌입했다.
특히 70년대중반 이후 세계남자배구를 양분해온 미국·소련도 서울올림픽에서 우승·준우승한후 세대교체로 퇴조기미를 보이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앞두고 전력의 급성장세를 보여 주목되고 있다.
비록 지난5월 월드리그에서 우승한 이탈리아가 이번 대회에 불참하기는 했으나 앞으론 소련·미국을 비롯, 쿠바가 세계코트를 지배하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현재 세계 남자배구의 흐름은 여자와 달리 체력조건이 월등한 유럽·미주쪽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소련을 위시해 이탈리아·쿠바·브라질이 정상권을 형성하고 있고 프랑스·캐나다·네덜란드와 동양세의 기수인 한국·일본·중국이 정상아래쪽의 세력판도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팀이 미국, 미국은 70년대 후반 소련 독주에서 80년대 미주시대로 세계 배구 흐름을 바꾼 주역으로 LA올림픽·서울올림픽등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며 최강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서울올림픽이후 미국도 주전 카르츠 키라리·스티브 티몬스가 은퇴하며 전력이 급전직하했다.
89년 욀드컵 4위, 90년 월드리그 예선탈락, 90년세계선수권대회 13위, 91년 월드리그 예선탈락등 미국은 세계배구의 3대 이벤트에서 모조리 참패, 하위권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새뮤얼슨·아이비등을 보강, 재무장한 미국은 지난5월 월드리그이후 풍부한 국제경험을 통해 6개월만에 월드컵대회에서 정상권에 진입, 재기에 성공하는 괴력을 보였다.
미국은 이제 사상 최초의 올림픽 3연패란 위업을 달성할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와함께 77년 월드컵우승을 필두로 82년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월드리그·월드컵·올림픽·세계선수권등 세계 4대 이벤트를 여섯차례나 휩쓸었던 소련은 80년대들어 미국의 등장으로 2위권에 머무르다
최근 6연패 당시 감독 파라토노프가 복귀하면서 전력의 급상승을 보이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후보 쿠바에 3-0 완승을 거둔 소련은 조직력과 높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올들어 유럽대회에서 세계챔피언 이탈리아를 꺾고 바르셀로나 올림픽 진출권을 획득한 소련은 2m이상 장신이 무려 8명이나 포진하고 있으며 특히 장신 드미트리 포민(2m)의 기민성이 돋보이고 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올 월드리그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던 쿠바는 에이스 데스파네를 중심으로 팬아메리카(8월)·북중미선수권대회(9월)에서 브라질·미국을 꺾고 정상을 차지, 세계 정상으로 발돋움하려고 했으나 이번대회에서 신장의 열세로 세계 제패에는 실패했다.
높이·스피드 대결로 주목됐던 소련·쿠바의 한판에서 스피드를 트레이드마크로 한 쿠바가 패배함으로써 블로킹 추세의 현대 배구를 보여줘 한국에도 교훈이 되고있다.【북경=방원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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