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청소년축구] UAE 역시 부자나라…입장권 등 공짜 널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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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도착한 기자를 맞은 것은 휘황찬란한 도심의 불빛이었다. 단식 기간(라마단)이 끝났음을 축하하는 오색 전구가 수㎞나 이어진 가로수에 매달려 깜박거리고 있었다. 전기가 남아도는 나라답게 빌딩마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UAE는 원유 매장량 세계 3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4위를 자랑한다. 1인당 국민소득은 1만9천9백달러지만 인도.필리핀 등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를 뺀 원주민의 소득은 6만달러를 넘는다. 최근 조사에서는 은행이 아닌 집에 현금 1백만달러 이상을 보관하고 있는 사람이 6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런 부자 나라이다 보니 손님 대접이 융숭하기 이를데 없다. 경기장 내 프레스센터에서는 음료수는 물론 전반전이 끝난 뒤 간단한 뷔페식사도 제공한다. 기자석에는 LAN선이 깔려 있어 인터넷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국왕 역할을 하는 셰이크 자에드 대통령이 이번 대회 입장권을 모두 사서 누구든지 관람하도록 호텔 로비 등에 쌓아놓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경기당 입장 관중은 5천명 남짓이었다.

덕분에 수지맞은 쪽은 국제축구연맹(FIFA)이다. 월드컵 등 국제 대회마다 입장권 판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온 FIFA가 이번 대회에는 손 하나 까딱 않고 입장 수익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부다비=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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