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모습 드러낸 BDA 회장 "미국과 대화, 법적 대응 병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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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아우 방코델타아시아(BDA) 회장이 16일 마카오 자사 행정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 재무부의 BDA 제재조치에 대한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고 있다. [마카오=AP 연합뉴스]

스탠리 아우(區宗傑) 방코델타아시아(BDA) 회장이 16일 "BDA를 돈세탁 은행으로 지정한 미국 정부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우리는 북한과의 거래에서 어떤 불법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뢰받는 국제 회계법인인 미국의 언스트&영의 조사에서 아무 문제가 없음이 확인됐고, 그 결과를 미국 정부에 전달했는데도 BDA에 대한 제재조치를 취한 미국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BDA는 미국의 유력 법률회사인 헬로 얼만을 소송 대리인으로 선정해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동결된 북한 자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자금 해제 문제는 정부 소관이다. 다만 BDA는 지금까지 북한과 불법거래를 했다는 미 재무부 발표를 분명히 부인한다. BDA는 고객(북한)의 돈세탁이나 고객의 자금이 어떤 범죄행위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를 받아들일 수 없다. BDA는 지금까지 각종 범죄행위를 막기 위한 마카오 당국의 규정을 철저히 준수했다."

-미국 정부에 어떤 대응을 할 것인가.

"이미 수차례에 걸쳐 우리가 잘못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보냈다. 우리는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모든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며 협조했다. 그러나 결과는 유감이다. 이에 대해 미 재무부에 법적 대응을 하면서도 대화는 계속할 것이다."

-2005년 9월 미 재무부가 BDA를 자금세탁 우려 은행으로 지정한 이후 어떤 조치를 취했나.

"다섯 가지다. (북한 관련) 계좌를 조사하고 동결조치했으며 돈세탁 관리규정을 만들어 감독을 강화했다. 또 국제적으로 신망이 있는 회계법인에 의뢰해 자금세탁이 일어날 수 있는 취약한 제도나 시스템을 모두 정비했다. 여기에다 돈세탁 감독 담당 간부를 채용했고 정보수집력 강화와 은행 전산관리 시스템의 기술력도 높였다."

-미국 제재로 은행 경영에 문제는 없나.

"2005년 9월 이후 지금까지 미국 은행 및 업체와 거래를 하지 못했다. 이번 미 재무부 조치로 달라질 게 없다."

-은행이 매각될 가능성은 없나.

"우리 가족이 대주주인 은행이다. 결코 은행을 매각하거나 경영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마카오) 정부를 믿는다. 지금까지 나를 믿어준 고객들과 정부에 감사한다."

-북한 고객들을 만나본 적이 있나.

"(미국이 돈세탁 우려 은행으로 지정한) 2005년 9월 이후 만난 적이 없다."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가 곧 마카오를 방문해 BDA의 불법 관련 증거를 전달할 것이라고 하는데.

"아직 어떤 자료인지 알지 못한다. 우리는 이미 결백을 입증하는 모든 자료를 제출했다."

마카오=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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