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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들 미술품 대중화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화방의 문턱을 낮추자-. 연말을 맞아 각 화랑들이 미술품의 대중화를 겨냥한 소품기획전을 잇따라 마련하고 있다.
또 일부 화랑과 판화공방에서는 유화보다 싼값으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즐길수 있는 판화를 제작·보급하고있다.
이들은 작품 한점에 수백만원 내지 수천만원, 심지어는 수억원을 호가해 일반 서민들로는 넘겨다보기 어려운 유명작가의 작품을 소품이나 판화로 제작해 비교적 싼값에 공급하려는 것이다.
이들이 전시회에 내놓을 작품들은 대부분 4∼6호 안팎의 소품들로 1백만원 미만짜리가 수두룩하다. 또 판화는 10만 ∼20만원 선이다.
일반적인 전시회가 대부분 대작위주로 꾸며지는 현실에서 이같은 소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
이들이 이같은 소품전과 판화제작을 마련한 것은 연말을 맞아 웬만한 봉급쟁이도 보너스로 작품 한점을 마련할수 있고, 「품위있는 연말선물로도 제격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송원화랑대표 노승전씨는 『일부 인기작가의 비싸고 큰 작품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전망있는 젊은 작가들의 소품을 지금 싼값에 마련해 즐기다보면 10여년후에는 유명작가의 작품을 소장하는 기쁨을 맛볼수 있게 될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소품기획전을 마련하고 있는 화랑은 서울의 묵·송원·서림·학고재 화랑등이며 서울판화공방과 가나화랑이 판화제작에 나섰다. 이들은 12월초부터 잇따라 각기 특색있는 기획으로 소품전을 열 예정이다.
묵화랑(745-3980)은 개관 1주년을 맞아 「작은 세계전」을 12월 6∼20일 연다.
이 전시회에는 묵화랑이 지난 1년동안 초대해 전시회를 열었던 작가 22명의 2∼8호 크기 신작들이 출품된다.
화가 하종현 윤명노 서승원 이두식 김태호 주태석 조덕현씨등과 조각가 엄태정 박석원 조성묵씨등이 참여한다. 작품값은 대부분 20만∼1백 만원 정도다.
송원화랑(732-9556)이 12월12∼21일 여는 「작은 그림, 큰 마음전」에는 30대 젊은 작가 33명의 작품 1백여점이 선보인다.
대부분이 4∼5호짜리 소품들로 모두 1백만원 미만이다.
한국화가 나정태 조환 이규완, 서양화가 김황문 신종식 이명미 이호철 정일, 조각가 조의현 이종빈씨등이 출품한다. 서림화랑(514-3377)이 12월13∼23일 마련하는 「소품50인전」은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이 전시회에는 장리석 홍종오씨등 원로화가로부터 오태학 계수광 신선섭 조부수 이두식씨등 중견화가와 박수용 장이규씨등 신진화가에 이르기까지 각 연련층의 화가들이 고루 출품할 예정이다 대부분이 30만∼1백만원이나 일부 화가의 것은 2백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
이들과는 색다르게 학고재화랑(739-4937)에서는 고서화 소품전 「세한삼우도, 겨울그림전」을 12월13∼20일 마련할 예정이다.
세한삼우란 송·죽·매를 일컫는 말로 이를 소재로 한 조선시대 화가들의 작품과 겨울을 주제로한 서예가들의 작품이 50여점이 출품된다.
유명한 소치 허련·몽인 정학교의 그림과 대원군의 서간동도 1백만∼2백만원선에 구입할수 있다.
이밖에 서울판화공방(546-3560)은 중견작가 8명의 판화를 대량 제작해 각 화랑과 백화점 선물코너등을 통해 보급한다.
이 판화작업에 참가한 화가는 A세트에 김명식 백순실 신장식 거일만씨, B세트에 김근중 김석환 유연희 황룡전씨 등으로 3백세트씩을 자작, 4장 1세트에 15만원선에 판매된다.
또 가나화랑(734-4093)은 우명화가 35명의 작품 1백여종을 35∼50장씩 제작, 내년3 월부터 전국 20여곳 화랑을 통해 보급할 계획이다.<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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