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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용 초정밀 조영제 뇌 속 1㎜ 암도 찾아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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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뇌 속에 있는 1㎜ 이하의 암세포 등 뇌 조직을 손금 보듯 들여다 볼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용 조영제가 개발됐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 교수와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이정희 교수는 공동으로 산화망간 나노 입자를 이용한 새 조영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독일화학회지인 '안게반테 케미' 3월 14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으며, 학회지 5월 호 표지논문으로 실린다. 조영제는 MRI를 찍기 전에 주사해 원하는 부위의 영상을 선명하게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 개발한 조영제는 뇌 속의 보호 장벽인 혈뇌장벽도 통과해 뇌 속 깊은 곳을 해부하듯이 영상으로 볼 수 있다고 현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허상도 맺히지 않아 영상이 선명하다고 덧붙였다.

현 교수는 "조영제에 특정 암 세포만 찾아 달라붙는 항체를 첨가하면 암 세포의 위치와 크기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면서 "각종 암을 세포나 분자 단위로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다"고 말했다.

또 기존에 진단이 어려웠던 치매나 파킨슨병 등도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현재 MRI 조영제는 가돌리늄 계열인 T1 계열과 자석 성질을 띠는 나노입자를 이용하는 T2 계열이 있다. 가돌리늄 계열은 혈뇌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뇌 안쪽의 영상을 찍을 수 없으며, 일부는 독성도 강하다. T2 계열은 그림자와 허상이 맺혀 뇌출혈.석회조직.금속축적 등을 영상으로 잘 구분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오진할 가능성이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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