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리츠펀드 너마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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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 초 '한화라살글로벌리츠재간접1'에 가입한 회사원 한모(28)씨는 최근 이 펀드의 수익률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10%를 육박하던 수익률이 한 달 새 1%대로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가입한 중국펀드의 수익률이 -8%로 추락한 것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지만 심기는 불편했다. 한씨는 "이렇게 수익률이 변화가 심할 줄 알았으면 수익이 적더라도 안정적인 예금에 넣을 걸 그랬다"며 후회했다.

고수익 입소문을 타고 해외 리츠(REITs.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서 부동산 개발이나 임대사업에 투자하는 부동산투자신탁) 펀드 수탁액은 지난해 말 1조4000억 원에서 최근까지 4조7000억 원으로 폭증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해외 리츠 펀드 수익률도 떨어져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해외 리츠펀드도 '펀드'=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일 현재 국내에 설정된 24개 해외 리츠펀드(수탁액 100억 원 이상)의 일주일 평균 수익률은 -2.53%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4%선. 모든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그나마 올 초 급등한 덕분에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간신히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리츠펀드는 리츠나 부동산 관련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보통 주식형 펀드보다 기대 수익률은 낮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리츠펀드도 증시 영향권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대부분의 리츠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고 부동산 회사 주식을 편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금처럼 확정 수익을 안겨줄 것을 기대해선 안 된다. 중국발 쇼크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리츠펀드의 수익률이 요동친 것이 그 증거다.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5600억 원어치가 팔린 '맥쿼리IMM아시안리츠재간접ClassA'의 1개월 변동성은 34.65에 달했다. 반면 최근 1개월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변동성은 16을 기록했다.

◆분산해서 장기투자해야=다만 1년을 놓고 보면 해외 리츠펀드의 평균 변동성은 12에 그쳤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15였다. 장기 투자해야 리츠 펀드가 안정적이라는 의미다. 또 해외 리츠펀드를 선택할 때는 그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 같은 글로벌 리츠펀드지만 지역별 투자 비중이 상품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맥쿼리IMM글로벌리츠재간접'은 대부분 호주 리츠를, '한화라살글로벌리츠재간접'은 북미 리츠를 많이 편입했다. 제로인 허진영 연구원은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의 전망을 생각해 리츠 펀드를 골라야 한다"며 "총 자산의 20~30%를 장기.분산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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