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경기방식개정 "동서마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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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세계탁구의 패권을 둘러싼 아시아·유럽의 장외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
기교·힘으로 각각 대별되는 아시아·유럽탁구가 저마다 자기에 유리한쪽으로의 경기방식개정을 고집, 팽팽한 즐다리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유럽탁구연맹(ETTU)은 최근 지난4월의 지바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경기방식에 불만, 색다른 안을 내놓았다.
3명이 출전, 4단1복식으로 치러지는 남자의 뉴스웨슬링 방식을 5단식으로 할것, 2∼4명의 선수가 출전 가능한 여자의 코트비용 방식(4단1복)은 4명의 선수가 출전(에이스는 단식 두경기에 한정)하는 4단1복식으로 바꾸자는 것.
유럽측은 오는19일부터 5일간 바르셀로나에서 벌어질 91월드팀컵대회 경기방식을 이같은 자신들의 주장대로 확정, 93년세계선수권대회 경기방식의 시험대로 삼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같은 유럽측주장은 세계패권의 유럽독식을 노린 「완전한 자기중심적 논리」라며 한국·중국·일본등 아시아탁구계가 반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도천 대한탁구협회 공보이사는 『개인플레이에 능한 유럽은 선수간의 호흡이 절대 중시되는 복식에서 항상 아시아권에 고전을 면치 못해 복식 한경기를 거저 내주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주장은 궁극적으로 단체전에서 복식경기 자체를 없애고자 하는 속셈』이라고 분석.
그러나 만일 유럽측 주장이 세계대회방식으로 굳어지면 극소수 엘리트에 의존해온 한국탁구는 큰 타격을 받게된다.
특히 여자의 경우 이제껏 현정화 홍차옥(이상 한국화장품) 두명으로 단체전의 4단1복식경기를 모두 소화했으나 새로운 방식에선 에이스가 단식 두게임밖에 뛸수 없어 세계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는 현-홍복식조가 자연 해체될 위기에 놓인것.
아시아탁구연합(ATTU)은 최근 유럽측의 규칙개정 움직임에 대응, 지난달28일부터 이틀간 홍콩에서 경기위원회를 열고 복식경기 또한 단식과 같이 엄연한 독립종목으로 단체전에서도 대등한 취급을 받아야 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 유럽측주장에 맞서기로 했다.
세계탁구는 40년대까지 유럽세가 독주했으나 50년대후반 일본, 60년대부터 중국이 석권하기 시작, 이후 사사건건 동서마찰을 빚어왔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85년중국의 이질러버를 견제하기위해 러버의 색깔을 적·흑으로 구분시킨것, 89년 서비스를 손위 16cm이상 띄우게한 것으로 이때문에 변칙서브에 의한 세계최고의 백스매싱을 구사하던 김완(당시 제일합섬)이 큰 타격을 받는등 주로 아시아권이 피해를 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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