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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TV 광고가 지상파보다 효율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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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방송광고시장이란 파이를 더 차지하기 위한 케이블 방송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광고주협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케이블 TV의 광고 효율이 지상파에 비해 우월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가격 대비 효과가 높고, 무엇보다 타깃층을 골라 공략하는 데 좋다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지상파 위주의 방송환경에서 잠재력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제 영향력을 시장에 반영해 달라"는 케이블 업계의 요구가 거세질 듯하다.

◇예전 케이블이 아니다=케이블은 1995년 출범 이후 상당 기간 '실패한 국책사업'으로 통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다르다. 지난 6월 케이블 가입 가구 수는 1천26만여가구. 12월 초 현재는 1천1백만가구를 넘어섰다. TV를 보는 전체 가구의 3분의 2(65~68%)에 달한다.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이는 흡인력 또한 예전과 비교할 수 없다. 시청률 전문 조사기관인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시청 점유율은 지상파 대 케이블이 65.3대 33.9로 확인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70대 28.9, 2001년엔 82.9대 14.3이었다.

◇효과 비해 광고비는'아직'=지난달 27일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케이블TV 방송 및 광고 활성화 방안 세미나'는 광고주협회가 공동 주최했다는 점에서 우선 관심을 끈다. 케이블의 광고효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협회 김이환 상근부회장은 "많은 광고주가 케이블 광고의 효용에 대해 회의적인 이유는 과학적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번 세미나가 편견을 깨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단국대 박현수 교수는 1%의 시청률을 얻는 데 들어가는 비용 면에서 케이블이 지상파보다 2.4배 가량 우수하다고 지적했다. 모든 광고를 다 살 수 있다고 가정할 경우엔 비용 대비 단순 노출효과에서 9~10배 정도 높았다. 광고 시청률과 평균 광고 단가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케이블의 광고효율성은 입증된다고 한다.

또 TNS미디어코리아가 2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광고를 본 후 직접 구매로 연결되는 비율의 경우 케이블(홈쇼핑 포함)이 35.8%로 지상파(18.1%)의 두배에 달했다. 지상파는 인터넷(23.1%)보다도 낮았다. 케이블 TV에서만 볼 수 있는 중간광고의 경우도 일반 프로그램 광고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유삼렬 케이블TV 협회장은 "그런데도 지상파가 90%의 광고를 독식하고 있다"며 "케이블의 위상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블, 시청층 차별화에 성공=TNS미디어코리아는 세미나에서 '케이블 매체 수용자 조사'보고서도 발표했다. 시청자 대상 조사에서 케이블은 가장 재미있는 매체 순위에 대한 응답이 32.9%로 지상파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또 케이블 가입가구의 경우 지상파를 줄이고 케이블을 더 많이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응답자들은 지상파 TV가 방영되는 주말 낮 시간대에도 케이블을 더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숙 TNS미디어코리아 사장은 "4~5년 전 조사에선 케이블을 보는 주 이유가 '난시청'이었지만 이번엔 '다양한 채널'로 나타났다"며 "특히 세대.성별로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지상파 중심 구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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