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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킹 "마피아와 관련" 구설수|미 복싱계 거물 프러모터…언론서 잇따라 폭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한판에 수백억원이 오가는 미국 프로복싱계를 떡주무르듯 해온 프러모터 돈킹이 범죄단체와의 관련설로 구설수에 올라있다.
백인 보브 앨럼과 함께 쌍벽을 이루며 복싱재벌로 불릴만큼 떼돈을 벌어들인 흑인 킹은 권위있는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지의 최신호, 공영방송사인 PBS에서 잇따라 범죄단체와의 관련설을 폭로함에 따라 자칫 프러모터 생명이 끝날지도 모를 위기를 맞고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지는 킹이 복싱경기의 공동주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범죄단체 고위관계자, 마약 거래상으로 위장한 연방수사국(FBI)요원과 접촉해 왔다고 윌리엄 낵·전 FBI요원 조 스피넬리의 기고문을 통해 밝혔다.
또 PBS도 추적보도프로그램인 「프런트라인」방송을 통해 킹이 마이크 타이슨의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리치 지아체티를 협박하기 위해 범죄조직의 폭력배까지 동원했다고 폭로했다.
지난 4년여동안 프로복싱계의 비리를 캐왔으며 현재 뉴욕주 감사관으로 자리를 옮긴 스피넬리는 제보자의 말을 인용, 킹이 지난 82년9월14일 악명 높은 마피아조직 감비노가의 현 보스 존 고티를 비롯해 제노베세가의 두목 매튜 이아니엘로, 그리고 필라델피아에서 활약하다 85년 피살된 프랭크 알폰소등 범죄단체 인물들과 접촉해 왔다고 말했다.
스피넬리의 주장에 따르면 킹은 자신이 법원에 기소됐을 당시 전세계헤비급챔피언 래리 홈스, 한국의 김상현에게 타이틀을 뺏은 전WBC슈퍼라이트급 챔피언 사울 만비에게 법정에서 위증토록 압력을 행사했는데, 훗날 홈스와 만났을때 『킹이 주변에 나쁜 친구들을 많이 갖고있다. 가족들의 안전을 생각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킹은 나를 얼마든지 해칠수 있다』고 털어놓은 사실도 밝혔다.
PBS방송은 킹이 클리블랜드에서 어렵게 살다 일약 세계 최고 프러모터로 성장하기까지를 다큐멘터리 프로로 제작, 방송하면서 킹이 오늘날 환락·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가스에서 도박·폭력과 관련된 검은 돈을 만지며 화려한 생활을 하고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언론의 폭로는 사실여부를 떠나 그동안 「황금알을 낳는 거위」 프로복싱계를 좌지우지해온 킹의 명예에 치명적인 상처를 줄것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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