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꽃가마 안 탄다 한나라는 부패 정당으로 각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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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7일 오전 서울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올 6월께 정치에 참여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 전 총장은 7일 '정치를 한다면 1학기가 끝나는 5~6월 이후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서울대에서 이번 학기 첫 강의(경제학 연습)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다. "정치를 한다면 이번이 마지막 학기가 될 텐데 강의를 잘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 전 총장은 수업 말미에 학생들에게 "적어도 이번 학기까지는 수업하겠다. 다음 학기는 잘 모르겠다. 감이 되는지, 당선이 될 수 있는지, 잘 해낼 수 있는지 고민한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다음은 일문일답. (※부분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편집자 주)

-'고민 중'이란 표현은 포지티브(정치 참여를 의미)한 것을 뜻하나.

"뉴트럴이다. 언론이 날 리드하고(끌어들이고) 있다."(※뉴트럴의 의미는 참여도 불참도 단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됨.)

-이달 중 정치적 결단을 내리나.

"자꾸 재촉하시는데 정치 안 한 사람이 가능성에 대해 하루 이틀 사이에 말할 수 있겠나. 강의 중인데 정치활동을 어떻게 하나. 만약 정치활동을 하면 그날로 사표를 낸다."

-4월 재.보선 때 정치에 참여할 생각이 있나.

"전혀 없다. 확실한 건 나는 어디 가서 붙어먹을 일은 안 한다."

-(대선 후보로 나갈 경우) 통합신당이나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하나.

"실정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꽃가마 탄다'는 말이 정치권에 있는 걸로 안다. 열린우리당이든 한나라당이든 꽃가마는 안 탄다." (※'꽃가마 탄다'는 정치권에서 나오는 외부 영입론 또는 무임승차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임. '그럼, 어떤 식으로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을 회피했음.)

-통합신당 쪽은 어떤가.

"통합신당이 열린우리당과 다른 점이 뭔가. 현직 대통령이 있는데 탈당한 용감성과 약속대로 탈당한 정직성? 그렇다고 이번 정부의 실정(失政)을 깎아주지는 못한다. 정치적으로는 다 같다. 태생이 같지 않나."

-통합신당 모임 의원을 만난 이유는.

"과거 아는 사람들을 회피할 이유가 없었다."

-한나라당 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던데.

"친구들이 돌 던질 것이다. 한나라당은 내 머릿속에 부패한 정당으로 각인돼 있다. 거기로는 못 간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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