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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지팡이」소임 다하는 숨은 일꾼들 경찰의 날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수사비가 모자라 집사람 결혼패물을 잡혀 보태 쓴 어려운 시절도 있었지만 치안유지에 봉사해온 한평생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경찰청 발족이후 처음 맞는 경찰의 날에 전국 최장기 복무경찰관인 경남울산경찰서장 배온호 총경(60)의 감회는 새롭다.
배 서장은 일본에서 태어나 고교를 졸업하고 귀국, 50년8월31일 경남 함안 지서 순경으로 경찰에 투신한 이래 41년째 경찰복을 입고있는 한국경찰사의 산증인.
『6·25전쟁 발발직후 극도로 혼란한 사회질서회복에 조금이나마 봉사하고픈 생각으로 경찰에 뛰어든 것입니다』
배 서장은 징집으로 잠시군복을 입은 것을 제외하고는 주로 대공일선에서 정보형사로 활약, 경남도경 대공과장을 25년간 맡으며 67년 거제도 여간첩 유주하 사건, 동백림 간첩단 사건 등 굵직한 대공사건을 해결하는 주역이었다.
정보·대공통인 배 서장은 울산서장 부임이후 현대중공업 파업을 올해 최초를 막는데 성공, 지역안정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배 서장은 지난달 26일 가족들과 식사 한끼 하면서 소리 없이(?) 회갑을 지낸 나이건만 지금도 노사분규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건강을 과시하고 있다.
『경찰조직이 비대해지면서 울산경찰서의 경우 70%이상이 2년 미만 초년생들인 것이 항상 걱정입니다』
아들 셋과 손자·손녀 셋을 둔 배 서장은 내년 말 정년을 앞두고 외곬로 바친 경찰과의 이별이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울산=김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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