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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강남(14대 전초전 현장에 가다: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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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긴박감 도는 「신정치 1번지」/여야 치열한 접전에 거물 무소속 가세/분구가능성 높은 송파 지망생들로 북적/근로자 많은 구로을 민중당서 총력태세
14대 총선 역시 「영남=민자,호남=민주당선」의 극심한 지역편차가 나타날 것이 확실해 서울의 결과가 선거 전체승패의 기준치가 될 전망이어서 여야지도부의 임전태세에 긴박감이 감돌고 있다.
한강이남 20개(서울전체 42개) 지역구중 지난 광역선거때 거듭확인됐듯 아파트가 많은 서초·강남·송파·강동은 민자당 강세지역.
상대적으로 단독주거형태가 많은 관악·동작·양천·강서는 13대 총선때 평민당후보들이 3대 1의 우세한 비율로 당선됐던 지역이다.
민자당은 민주당을 김대중 민주대표의 당으로 몰아붙이고 있고 김대중대표는 여권이 의도하는 사슬을 끊어야만 차기집권 경쟁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팽팽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의 14대 총선바람은 한강이남의 신정치1번지 권역에서부터 불고 있다.
지역유지,사회단체간부,그리고 출마희망자와 지·학·혈연으로 묶인 주민들은 각종 모임에 불려가기 바쁘다.
○“재계 정치침입” 경계
수서사건으로 수감중인 이태섭의원(민자)의 출마가 어렵게된 강남을은 이명박 현대건설회장의 이대출신부인이 지난 9월께부터 이대동문을 중심으로 주부들을 식당에 모아놓고 이씨의 정치 입문의사를 표시함으로써 혼전분위기를 촉발.
이에 민자당의 강인섭 당무위원(동아일보 논설위원출신)이 이씨의 움직임을 재계의 「정치침입」으로 몰아붙이면서 당수뇌부에 조처를 촉구하는등 날카로운 신경전.
이대순 전 체신장관도 구 민정원내총무출신임을 내세워 공천경합에 합류.
야당쪽에선 민주당의 홍사덕 전의원이 차세대정치지도자로 투영된 이미지를 더욱 다듬으며 13대 낙선을 설욕하겠다고 다부지게 뛰고 있다.
강남갑은 민자당의 황병태의원이 독주하다시피 해오다 구 평민부총재출신 이중재 전의원이 정치재개를 선언하고 경북출신으로 지난번 전남 영광­함평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수인 의원이 이곳에 출마의사를 밝혀 갑자기 열전지구로 부상.
5공 청와대민정수석,6공 총무처장관출신인 김용갑씨의 무소속 출마표시로 여권끼리 대치상태에 들어간 서초을은 지역구내 우면산 새벽등산부터 경쟁.
김씨는 우면산 10여군데 약수터를 돌아 민자당의 김덕룡의원과 산길에서 마주치는 일이 많다는 것. 김의원은 지난 8월 서초여성아카데미라는 생활영어·수영·부업교실을 열고 주부모임을 강화. 일주일에 두번씩 가수 서수남씨를 불러 「주부가요열창」식의 노래배우기에 빠짐없이 참석해 어울리고 있다.
서초갑에서는 「금요대화」(박찬종의원·무소속)와 「이종율(민자위원장)과의 대화」등 민원상담·시사강연회까지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최근 5공말기 청와대 대변인을 경험한 권력이동기의 비화를 엮은 『대권의 주변』을 지역구 서점에 내놓은 이종률 전 의원은 아침에는 등산·조기축구회 참석으로,낮에는 강연회·주민상담으로 바쁘다.
민주당에서는 김대중 대표 비서실차장인 김대성씨가 뛰고 있다.
강동갑은 5공실세 장세동 전 안기부장의 지역구 출마설로 최대 화제지역으로 부상.
○장세동씨 출마설 화제
장씨는 5공 청문회때의 당당한 태도로 특히 여성층에 인기를 얻고 있다는 평판. 장씨는 5공 청문회당시 「링에서 한번 싸워보자」고 했던 김동규의원(당시 민주당·현 민자)의 말을 현실화하기 위해 이곳 출마를 고려중이라는 소문도 있다.
상공차관보·대우사장출신의 김동규 의원은 장씨가 나오면 5공과 6공의 대리전으로 몰아 분위기를 장악할 수 있다고 큰 소리치면서도 사태추이에 예민한 촉각.
민주당의 이부영 최고위원은 『장씨가 출마하는 곳에서 5공을 심판하겠다』고 벼르며 출진태세여서 3인의 결전여부가 관심.
또 민주계 김노식 전 의원과 신민계 정진길 전 이원도 공천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구 민정 황동현 위원장도 경합.
분구가능성이 있는 송파에는 지망생이 북적. 송파을에는 민주당의 현 김종완 의원이 전 주민의 생일카드 발송 등으로 광역선거부진의 만회를 다짐.
민자당의 경우 조경목 의원(전국구)과 공화계의 조용직 부대변인,YS계 김남 의원(전국구)이 김병태 위원장(YS계)의 수성을 허물기 위해 전력투구.
여기에 집단민원법률상담으로 애써온 박용일 변호사(민중당)가 강력 도전.
송파갑의 경우 민자당 김우석 의원이 김영삼 대표 비서실장시절 제대로 못챙긴 현장을 뛰고 있고 민주당에선 허경구 전의원(신민계),김희완 구 민주 위원장,남현식 전 연청부회장이 공천경합.
분구가 확실한 구로는 을의 경우 진보정당인 민중당이 근로자가 많은 지역특성을 감안,원내교두보확보의 사활을 걸고 있는 정책지구여서 성공여부가 관심사. 정태윤 대변인이 이를 위해 위원장직을 이우재 상임대표위원에게 양보,19일 개편대회를 시발로 총력전 태세.
김진균 서울대교수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민주당에서 이경재 의원(전국구)이 사무실을 차리는등 선제공세속에 같은 전국구 최봉구 의원과 나이균·김정강·신계륜씨 등 원외인사들이 분구도 겨냥하면서 치열한 공천경합 상태.
민자당·유기수 의원에 최명헌 전 노동장관이 11대 자신의 지역구 탈환을 외치며 조직재건에 열성으로 도전. 이태형 정조실 부실장도 출마준비.
동작갑엔 한갑수 환경처차관의 집요한 도전에 초조해진 서청원 의원(민자)이 재무위 국정감사도중 지역구활동에 뛸만큼 열성.
○전 장관의 “탈환작전”
민주당쪽에는 운동권출신 김부겸 부대변인(민주계)과 신민계 이원범 전 의원이 경합중. 민중당의 장기표 정책위원장이 제도권 정치진입 의지를 이곳에서 실현하겠다는 꿈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벌여 격전의 냄새가 물씬.
구 평민아성인 관악은 을에서 이해찬 의원이 김대중 대표의 괘씸죄에 걸려 무소속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김대표의 측근인 남궁진 총무국장이 뛰고 있다.
민자당은 김수한 전 의원이 야당분열을 호기로 활용할 태세. 김종인 청와대경제수석도 뜻을 두고 있다.
강서갑은 민자당에선 김영삼 대표의 측근인 이원종 위원장이 『볏고을 사람들』이란 홍보책자를 내놓고 2만5천명의 독자를 확보해 맹렬히 뛰고 있다. 구 민정위원장 유영씨가 여기에 도전.
수서사건으로 구속된 이원배 의원(구 신민)의 빈틈을 차지하려 민주당에선 이기택 대표비서실장인 박계동씨가 뛰고 있다.
양천갑은 민주당의 양성우 의원이 수성에 나선가운데 민자당의 박범진씨가 계층별·연령별로 세분화된 조직관리에 열성. YS계 박수복씨도 공천도전태세.<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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