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소득에 의해 생존을 유지한다. 소득이 오직 자신의 일자리에서 나온다면 '소득 = 일자리'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자. 대신 다른 수입원을 만들자. 변호사이자 사회이론가인 루이스 켈소라가 1958년 발표한 '자본가 선언'의 핵심이다. 그의 이론을 좀더 들여다 보자. "부자들은 자본에서 소득을 얻어 생활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본 소유를 통해 수입을 향유한다면 삶은 나아질 것이고, 실업걱정도 사라질 것이다."
이상이 종업원주식소유제도(ESOP)를 주창한 켈소의 이론이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미국 유수의 기업들은 종업원소유제를 채택하고 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스톡옵션 분배로 여러 해에 걸쳐 수천 명의 사원 출신 백만장자 배출(마이크로소프트)
-매년 약 50만 명의 종업원들에게 연봉의 10% 이르는 주식 보너스 제공(펩시콜라)
-15~20%의 지분을 근로자들이 소유(세계 최대 소비재 생산업체 프록터 앤 겜블)
미국에서는 대략 1만1000개의 회사들이 종업원소유제를 운영하고 있다. 인텔.시스코.아마존.아도비.이트레이드 등 첨단기술 회사뿐만이 아니다. 스타벅스와 사우스웨스트항공 같은 기업들도 그렇다. 이 제도의 적용을 받는 직원 수는 약 880만 명. 전체 민간 부문 종사자의 6%가량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 책은 이들 회사의 사례를 열거하며 종업원 소유 경영모델을 생생하게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회사들을 '에퀴티(EQUITY) 기업'이라 명명했다('에퀴티'는 '공정함'과 '기업주식'이라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 바로 에퀴티 기업은 바람직한 종업원 소유 기업모델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또 종업원들이 회사 성장에 기여하는 만큼 그 열매를 나누고, 직원은 다시 회사에 더 기여하도록 하는 기업이라고 덧붙인다. 그 결과 기업과 근로자 모두 풍성한 수확을 거둘 것이라고 역설한다.
에퀴티 기업의 세가지 핵심도 열거한다. ▶종업원들이 경제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상당량의 주식을 제공하라▶소유주로서 생각하고 느끼며 행동하는 문화를 창조하라▶모든 직원이 경영방침을 이해하며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도록 지원하라 등이다.
한마디로 '종업원의 존엄성을 존중하라. 그러면 회사도 발전한다'가 이 책이 주는 메시지다.
정선구 기자